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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군의회, 겸직·영리거래 금지 규정 3년 넘게 ‘모르쇠’로 일관해
전북지역 겸직·영리거래 금지 이행 현황 / 국민권익위원회 제공

이한수·이태근 의원만 겸직 현황 공개, 나머지 8명은 비공개
김광수·이강세·오장환, 경력란에 ‘현직’ 표기…규정 위반 논란
김정기·이강세·장은아, 당선 직전까지 사업…“자정 노력 먼저”

부안군의회가 의원들의 겸직 및 영리거래를 금지한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를 3년 넘게 이행하지 않은 채 수수방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박은정, 이하 국민권익위)는 2015년 10월 권고한 ‘지방의회의원 겸직 등 금지규정 실효성 제고방안’에 대한 지방의회별 이행점검 결과를 지난 19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부안군은 ‘겸직·영리행위 금지에 관한 조례’를 갖추지 않은 것은 물론, ‘부안군의회 의원 행동강령 조례’나 ‘부안군의회 의원 윤리강령 조례’에도 겸직·영리행위 금지에 관한 내용을 전혀 담고 있지 않았다.
국민권익위의 권고는 지방의원의 겸직 사실을 구체적으로 신고하고 이를 점검・공개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 지자체와 수의계약이 금지되는 수의계약 제한자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지방의원의 이권 개입이나 부정부패를 원천 봉쇄하자는 게 권고의 취지다.
하지만 부안군의회 홈페이지에는 이한수 의장(한진공업사)과 이태근 의원(학교법인 서연학원 개방이사) 만이 겸직현황을 공개하고 있을 뿐, 나머지 8명의 의원은 일체 공개하지 않고 있다.
특히 김광수 의원의 경우 부안군의회 홈페이지 경력란에 ‘현)고창·부안축협 비상임이사’ 직책과 ‘현)부안군 한우연구회 회장’ 직책을 표기하고 있지만 겸직 현황에는 등재하지 않았다.
지방자치법 제35조는 “농업협동조합, 수산업협동조합, 산림조합, 엽연초생산협동조합,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이들 조합·금고의 중앙회와 연합회를 포함한다)의 임직원과 이들 조합·금고의 중앙회장이나 연합회장에 해당하는 직을 겸할 수 없다”고 돼 있어 겸직금지 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만약 현재 이같은 직책을 이미 내려 놓았어도 “겸직한 직에서 퇴직하거나 직위의 변경 등 신고사항에 변동이 있는 경우에도 지체없이 변경신고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변경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강세 의원 역시 의회 홈페이지 경력란에 ‘현)이화환경 대표’ 직책과 ‘현) 부안여고 운영위원’ 직책을 기재하고 있어 겸직신고를 하지 않았거나 변경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오장환 의원도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겸직 신고는 하지 않았다.
국민권익위는 “신고의 대상이 되는 직은 영리 및 비영리 여부, 기관·단체 등의 대표자·종사자 및 자영업자 여부를 불문하며,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기본법에 의한 농업인, 수산업법에 의한 어업인, 임업 및 산촌 진흥촉진에 관한 법률에 의한 임업인 등도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농·축·어업인이나 자영업자도 겸직 신고를 해야 한다.
실제로 인근 김제시의 경우 비영리업무는 물론 자영업까지 겸직신고 대상에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대조를 이뤘다.
이와는 별도로 권익위는 겸직 사실이 없는 경우에도 ‘겸직 사실 없음 내역원’을 신고하도록 별도의 서식까지 만들어 권고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법적으로 특별한 직이나 사업에 종사하지 않고 있는 다른 의원들도 겸직 사실 없음 내역원을 의장에게 제출하고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부안군의회는 영리거래 금지 규정도 무시했다. 국민권익위는 지방의원이 해당 지자체와 영리 목적의 계약을 금지하며, 배우자와 그 직계존비속까지 포함해 수의계약을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이들 제한자를 신고하도록 절차와 서식을 마련하고 계약담당자와 공유해 검증을 강화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예컨대 남양주시나 아산시의회를 비롯한 많은 지자체가 의원 관련 수의계약 제한대상자를 파악하기 위해 지방의원과 연관이 있는 업체의 사업자등록번호, 사업장 소재지, 지분율 등을 신고토록 규정하고, 이 내용을 계약부서와 공유해 영리거래를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하지만 부안군의회 의원은 단 한 명도 이같은 내용을 신고하거나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의원들은 대체로 자신은 물론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이 사업체를 운영하지 않고 있어 신고할 내용이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고 있다.
하지만 김정기 의원은 의회 입성 직전까지 ㈜삼성토탈정보기기라는 업체를 직접 운영해왔고, 이강세 의원도 소독·방역업체인 ‘이화환경’을 운영하다가 부안군의원에 당선되면서 명의를 정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은아 의원도 7기 의원 직전까지 재가복지센터인 ‘아름다운 쉼터’를 운영해 왔다. 이들 업체들은 여전히 부안군청과 수의계약을 맺거나 보조금을 받으며 왕성한 영업을 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들어 일감이 더 많아졌다는 소문까지 나도는 실정이다.
사정이 어렇다보니 비록 법적인 하자는 없지만 일부 군민들은 이들 업체와 의원들간의 ‘실질적 관계’에 의구심을 표하기도 한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한 군민은 “법적인 명의만 바꾸고 실제로 경영은 의원 자신이 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제도가 아무리 좋아도 의원 스스로 자정 노력을 하지 않으면 ‘눈 감고 아웅’에 불과하다”고 힐난했다.
국민권익위에 따르면, 실제로 전북지역 한 지자체가 해당지역 기초의원 아들이 대표로 있는 업체와 2015년 3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13건, 총 4,100여만원 상당의 수의계약을 체결한 사례가 적발됐다. 또 경기지역의 한 시의회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인 모 의원이 원장으로 재직했고 배우자가 법인 대표로 있는 어린이집 통학버스 교체를 위해 추경예산에 7,100만원 반영했다가 들통나기도 했다. 제도의 실효성에 앞서 의원 본인의 자정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민권익위 안준호 권익개선정책국장은 “지역주민으로부터 보다 신뢰받는 투명한 지방의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방의원의 지위를 이용한 반칙과 특권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며 “국민권익위는 이행상황을 수시로 점검하여 권고사항이 잘 이행되도록 유도하고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제도개선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우병길 기자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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