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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부안전통시장 기획시리즈 10-국밥골목을 만들어가는 두 여인
대성집
상서집

부안상설시장내에는 두 곳의 국밥집이 있다.
바로 대성집과 상서집이다. 시장 한편 골목에 나란히 자리 잡은 이 두 가게의 국밥경력을 합하면 반세기를 훌쩍 넘긴다. 대성집은 딸이 대를 이어 운영하고 있고, 상서집은 큰아들에게 노하우를 전수 중에 있다.
어떻게 보면 라이벌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자매 같기도 한 이 두 주인장을 만나봤다.
“원래는 대성옥이예요”
간판은 대성집, 유리창에는 대성옥이라 쓰인 이곳 식당을 운영하는 안현주(53)씨는 “옥이든 집이든 이게 무슨 상관이냐”고 반문한다.
어머니가 물려주신 이 터가 이름이고 이 한 칸이 얼굴이라는 그녀는 올해로 2년째 국밥가게를 운영 중에 있다.
2년밖에 안된 그녀의 국밥에서 오래된 진국 향기가 배어 나오는 것은 30년 된 가게를 내어주신 70대 중반을 넘긴 친정어머니 때문이다.
가게자리 뿐만 아니라 돼지머리 삶고 육수 내고 국밥 말고 이 모든 것을 어머니에게 물려받았다는 그녀는 “어떤 분은 어머니 국밥이 낫다고 하지만 어떤 분은 제 국밥도 맛있다고 해요”라며 음식솜씨도 어머니가 물려주신 것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빠른 눈치를 무기삼아 고객맞춤형 영업전략을 구사 중에 있다. 바로 이빨을 보고 고기 삶기를 다르게 하는 것이다.
“이가 좋지 않은 어르신들은 국밥을 말기 전 고기를 좀 더 끓여 부드럽게 해서 드리고 젊은 사람은 고기 식감을 살려서 내놓죠”
이런 그녀도 시장에서 장사하다보니 실력과 함께 느는 건 덤 주는 것이라고 한다.
소주 한 병 시키면 안주하라고 드리는 국물이 웬만한 국밥 수준이고, 머리고기 한 접시가 비워질 만하면 한주먹씩 더 드리는 것은 한 접시 양을 넘어선다고 한다.
“그래도 어머니가 대성하라고 대성집이라 이름 붙였을 텐데 아까 방금 은행가서 돈 찾아온다고 먹고 간 아저씨가 아직도 안 오는 걸 보니 공짜 손님이었네요. 이것도 덤이라고 해야지” 그녀의 오늘 저녁 첫 장사는 이렇게 시작됐다.

좌측은 상서집, 우측은 대성집 여인들 모습

옆집 상서집은 곱창 손질하랴 내장 삶으랴 분주하게 손을 돌리고 있다.
이곳 주인 아주머니는 상서댁이다. 부안 상서에서 태어나 상서남자를 만났고 고향이름을 붙인 상서집을 운영 중이다.
“상서농협 앞 자전차점 딸이라고 하면 상서에서 모르는 사람은 몇 안 될 것여” 가게 맞은편 터에서 내장을 삶고 있는 송송례(63)여사의 말이다.
“첨 멋도 모르고 시작했을 때 돼지내장 2벌을 손질하는데 꼬박 하루가 걸리더라고 지금은 하루에 10벌이 뭐여 눈 깜짝할 새에 다 끝내지”
가게 문 연지 거의 30년이 다 돼 간다는 송 여사는 “예전에는 사람이 겁나게 많았어. 앞치마가 철떡철떡 다 젖는지도 모르고 국밥을 말았었지”라며 지금의 한적한 시장모습을 걱정한다.
“국밥은 첫째가 육수고 둘째도 육수인데 고기 잡냄새를 잘 잡아야 맛이 있어, 그것이 뭐냐면 소주여, 근데 상태에 따라 얼마나 넣고 언제 넣는지가 중요허지” 스스럼없이 노하우를 말해주는 송 여사의 가게는 시장에서 꽤나 유명한 집이다.
머리고기며 국밥이 맛있다는 소문이 잘 난 탓에 가게를 계속하고 싶었지만 힘쓰는 남편 어깨가 고장 나는 것을 몰랐던 여사는 이만하면 됐다 싶어 다른 사람에게 가게를 맡겼다고 한다. 그런데 큰아들 녀석이 대를 이어서 식당을 해보겠다고 1년 전 수원에서 내려오는 바람에 다시금 국자를 잡았다고 한다.
“아들에게 알려주기 시작한 것이 한 1년 됐는데 비법을 다 넘겨주려면 아직 조금 더 해야것어. 아들인데 힘닿는데 까지 도와줘야지”라며 손에 든 칼은 머리고기를 자르고 눈은 내장 삶은 통에 있다.
“다른 곳은 손질된 걸 사다가 하지만 나나 옆집 대성집이나 내장을 직접 손질해서 팔고 있어, 그려서 힘들어” 이것도 노하우 중 하나라고 한다.
상서집은 몇 가지 독특함이 있다. 국밥집에 삼겹살 불판도 있고, 손님이 떠난 자리를 보면 오징어 볶음 요리도 있다.
송 여사는 “먹고 싶다고 하면 다 해줘, 주꾸미 사와서 샤브샤브 해달라고 하면 냉이 사다가 해주고 갑오징어 볶아달라고 하면 나 먹듯이 볶아주고, 삼겹살 좀 먹자고 하면 저쪽 환풍기 밑에서 구워 먹으라고 하고 해 달라는 데로 다 해줘”라며 시장 인심을 털어놓는다.
오후 6시가 넘어서자 뜨끈한 국물에 소주를 찾는 사람들이 시장 안 국밥집을 찾고 있다.
수십 개의 국밥집이 늘어선 유명 국밥골목의 크기에는 비교할 바 못되겠지만 맛이나 정 만큼은 손색없는 부안을 대표하는 국밥 골목을 이 두 여인이 만들어 가고 있다.

김종철 기자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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