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면 연초방문에서 권익현 군수가 주민들과 질의 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 / 김종철 기자
주민들이 건의사항을 직접 붙일 수 있는 메모판
각 면 연초방문 때마다 군청 예산팀 공무원들이 주민참여예산 제안사업을 접수 받고 있다.

14일 동진면 시작으로 15일간…즉석 게시판도 비치
권 군수, 정책 세부사항 잘 파악한 듯, 유머도 늘어
‘군수님’ 경어 아쉬워, 주민과 수평적 관계 설정해야

부안군수의 연초방문이 지난 1월 14일 동진면을 시작으로 15일간의 일정으로 이뤄지고 있다.
본지는 지난 17일 변산해수욕장을 비롯해 새만금방조제, 직소폭포, 격포해수욕장을 거쳐 모항해수욕장에 이르는 부안군 대부분의 관광지가 속한 변산면을 찾아 권익현 부안군수의 연초방문 및 민생탐방 현장을 따라 나섰다.
면사무소에 들어서자 주민예산참여제 신청을 받는다는 푯말과 함께 군수에게 바라는 점을 적어 붙이는 게시판이 눈에 띄었다.
2층 회의실에 마련된 식장에는 10여 분이 남았지만 80여 명이 넘는 면민들로 만석이었다.
권익현 군수가 도착하고 특유의 인사 어투인 “안녕하세요오”로 짧게 인사한 후 식순에 따라 식이 시작됐다.
첫 순서인 면정 주요업무 보고에 기세을 면장이 발표자로 나섰다.
면 인구수는 4717명이고 65세 이상이 1289명에 달한다는 현황보고에 이어 2019년도에는 지역아동센터 설치를 추진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부안군의 비전을 변산면에서 밝혀나가겠다는 포부를 끝으로 보고를 마쳤다.
다음 순서인 ‘마을활력 플러스 이야기’는 유유마을의 손기홍 이장이 바톤을 넘겨 받았다. 참뽕과 누에가 어우러진 유유마을이라는 주제로 펼쳐진 보고는 유유마을이 왜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선정되었는지와 함께 마을과 생산품을 홍보하고 외부인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한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식을 시작한지 30여분이 지난 2시 30분 경에 시작된 ‘군정비전 공유’보고는 40여 분간 보고용 프리젠테이션과 함께 권 군수의 발표로 진행됐다.
“유유마을 보고를 잘 들었습니다”라며 첫말을 뗀 권 군수는 도의원 시절 잠사곤충시험장을 유치한 일화를 얘기하고 소득 업(up:올린다는 뜻), 행복 업, 사람 업이라는 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3업을 삼업으로 발음하시면 삼합으로 들려요. 꼭 쓰리업으로 불려주셔야 합니다” 취임초기와 달리 발표에 자신감이 붙고 유머가 늘었다.
“작년 10월에는 김천으로 달려갔습니다. 거기 뭐가 있어요. 도로공사가 있어요”라며 서해안고속도로 부안휴게소 건립을 위한 에피소드를 소개하기도 했다.
부안군의 전략산업을 ‘수소 산업’으로 정하고 초석 마련에 힘쓰고 있다며 7월 전국최초로 군청앞 공원에 수소하우스를 세운다고 밝히며 “7월 넘어서 꼭 구경 나오시라”고 당부한다.
이어 “교육은 교육청이 알아서 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버리고 지자체가 나서야 한다”며 ‘교육청소년과’를 신설한 이유를 말하기도 했다.
근농장학금에 대해서도 “장학금이 타지에 입학하는 대학생에게만 집중돼 부안에서 정착하는  학생과 차별이 있다”며 지역에 정착하는 청년을 돕는 쪽으로 제도를 개선할 의지를 내비쳤다.
또한 새만금 수상태양광이 새만금의 일부에 그치고 이거라도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한다.
아직 해답을 찾지 못한 물의 거리 정비를 두고 전문가 집단에 문의해 답을 도출해 보겠다는 계획도 나타냈다.
더불어 “최근 격포 농지에 부숙 안 된 퇴비를 살포해 격포 주민과 대명리조트 관광객이 코를 막고 다니는 일이 발생했다”며 “꼭 적발해 과태료 부과처분 하겠다”고 의지를 분명히 했다.
잼버리와 관련해서도 “잼버리 해봤자 5만 명이 와서 밥 먹고 똥만 싸고 간다라고 하지만 잼버리 공약사항을 살피면 청소년리더쉽센터를 건립하게 되어 있다”며 활용할 방법을 찾는데 소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부안댐 하류 직소천에 200억을 투입해 잃어버린 백천내에 견주지 못하지만 냇가에서 놀 수 있는 장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응변창신’이라는 사자성어를 들어 변화에 한발 앞서 새로운 길을 주도적으로 개척하겠다며 비전 발표를 마무리 했다.
처음 듣는 계획과 구체적인 내용, 군수의 소신으로 짜여진 비전발표로 참석한 면민들은 예상 외로 높은 집중도를 보였다.
바로 이어 ‘이청득심’이라는 타이틀의 ‘군수님과 주민과의 생동대화’가 이어졌다. 기획을 한 공무원들이 굳이 ‘군수님’이라는 경어보다는 ‘군수와 주민과의 생동대화’라는 타이틀로 주민과 수평적인 관계로 설정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질문 하나하나에 답변하지 않고 세 명의 질의을 기록했다가 한 번에 답변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첫 번째 질문은 변산지킴이 회원 정 아무개씨의 궁항 좌수영 진입로 해결방안에 대한 질의였고, 두 번째는 김종택 주민의 부안 변산간 접도구역해지 및 홍보 건, 세 번째는 유유마을 귀농인 이승환 님의 청년 귀농인에 대한 정책 다양화 요구였다.
권 군수는 예산이 확정된 후 진입로를 확보해 달라는 서류가 접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예산반영이 안되어 있지만 대책을 세우겠으며, 홈페이지에 접도구역 해지가 가능함을 알리도록 하겠다고 답변하고, 올해부터 결혼하면 지원금이 나온다며 부안에 잘 오셨다는 인사로 첫 답변을 마무리했다.
이후 종암마을 이승배 이장의 격포천 배수로 정비, 반월마을 김 아무개 씨의 하수도 요금이 높다는 의견, 모항마을 이춘희 님의 파도가 도로 밑을 침하해 위험하다는 개선요구, 묵정마을의 마을입구 큰 바위 제거 요청, 지서리 2구 김 이장의 운산리 돼지농장 해결 방안, 합구마을 앞 큰 다리 조명시설 신설, 지동마을 정 이장의 석산개발 반대 등 다양한 질문과 답변이 20여 분간 오갔다. 질문자와 질문 내용을 미리 정해놓은 듯한 점은 딱히 발견할 수 없었다.
연초방문이 끝나고 면사무소를 나서는 이승배 이장은 “질의 답변시간이 짧은 것이 아쉬웠지만 정책을 자세히 설명해 줘서 좋았다”고 소감을 남겼다.
또한 귀농인 이승환 씨도 “도시에서는 가질 수 없은 시간이었다”며 “질의응답에도 막힘없이 답변하는 것을 보고 전체적으로 군정을 잘 이해하고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궁항의 김태경 씨는 “짜여진 것이 아니라 그런지 생동감도 있고 청렴하게 군정을 이끌어 간다는 느낌도 들고 답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에 안정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들 외에도 여러 참여자의 반응을 물었지만 내심 기대했던(?) 비판 의견은 없었다.
길어진 대화시간으로 10여분 늦게 현장방문지로 떠난 권 군수 일행은 변산회센터를 거쳐 도청경로당을 마지막으로 현장방문을 마쳤다.
연초방문은 29일 위도 방문을 마지막으로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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