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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우리마을 프로젝트- 어르신께 듣는 부안 옛이야기⑦

<청소년 우리 마을 프로젝트>는 농어촌 교육특구 공모사업의 하나로 지역 중·고등학생들이 자신이 사는 마을을 중심으로 부안지역을 탐구하고 이해하는 활동입니다. 현재 부안지역 6개 학교가 27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부안여고 1학년 4반 학생들은 “나도 부안의 작가다.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듣는 부안 옛이야기”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지역 경로당이나 마을 어르신을 찾아가 인터뷰를 함으로써 과거의 부안을 더 잘 이해하는 것은 물론 이를 글로 남기는 활동입니다. 어르신 세대와 소통하고 공감하려는 학생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모두 7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독자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 바랍니다.       편집자 말

서신경로당에서 이관호 할아버지와 함께 V를 외쳤다

"예전엔 갯벌에 돈이 버글버글 했지"

이관호 할아버지의 옛이야기


학급활동으로 시작한 “할아버지, 할머니께 듣는 부안 옛이야기” 프로젝트를 위해 친구들과 학교 근처 서신 경로당으로 갔다. 어르신들을 뵐 때 빈 손으로 갈 수는 없는 법. 친구들과 회의 끝에 어르신들이 좋아하실 달달한 꽈배기와 건강에 꼭 필요한 영양 듬뿍 두유를 준비했다. 처음 뵙는 어르신들이어서 우리도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좀 어색했지만, 맛있는 꽈배기를 나눠 먹으며 좀 더 편안한 분위기가 되었다.
경로당에는 여러 어르신들이 계셨는데, 그중 우리 모둠의 시선을 팍 끌어당기신 이관호 할아버지. 인터뷰 취지를 말씀드리니 좋은 뜻으로 하는 거니 알고 있는 것은 모두 다 알려주시겠다고 하셨다. 친손녀처럼 다정하게 말씀해 주시고, 우리를 위해 조언도 아끼지 않으셨다.
이관호 할아버지는 고창군 흥덕면에서 나고 자라셨고, 정읍시를 거쳐 군산에서 40대를 보내시고 30여년 전 부안으로 이사 오신 할아버지는 다른 여러 지역을 오랫동안 경험하셔서 누구보다 부안에 대해 객관적으로 말씀해 주실 수 있을 것 같았다. 역시 할아버지는 우리의 기대와 같이 30년 전의 부안과 지금의 부안의 모습을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셨다.
“30년 전과 지금 부안은 많이 달랐지. 그때는 부안이 참 살기 좋은 곳이었어. 내가 부안으로 왔을 때 제일 놀랐던 게 밥맛이 정말 좋은 거였어. 들판이 좋아서 그런지 쌀에 윤기가 얼마나 좋던지. 그 쌀로 밥을 하면 다른 곳하고 정말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맛있었어. 또 부안이 바다를 끼고 있잖아. 그래서 생선도 종류별로 계절별로 많이 나고. 그러니 밥맛이 좋을 수 밖에. 그래서 여기 사람들이 ‘생거부안’이라는 말을 쓰는구나 하고 알 수 있었지.”
지금도 들판이 많고, 사시사철 시장에 가면 생선도 많은데 할아버지는 무엇이 달라졌다고 생각하시는 걸까?
“그때 새만금 공사가 한 참 시작될 때였는데, 그 당시에 새만금 막으면 발전돼서 좋을 줄 알았거든. 그런데 새만금 막고 나서 부안 바다는 망해버렸어.”
세계 최장길이의 방파제 새만금이 부안의 발전을 망쳤다는 말씀이 무슨 의미인지는 할아버지의 다음 말씀을 듣고 이해할 수 있었다.
“전에는 부안에 돈이 버글버글했어. 왜냐면 갯벌에서 나온 바지락이며 생선들이 정말 좋았거든. 그런데 새만금으로 바닷물 길을 딱 막아버리니 고기도 안 나오고 사람 사는 것도 어려워졌지. 전에는 장사도 잘 되고 그래서 부안이 참 살기 좋았는데, 지금은 그 전하고 비교하면 형편없어진 것 같아.”
30여년 전 부안으로 이사 오신 할아버지에게 부안은 인심 좋고 사람이 많아 장사하시기에도 좋은 곳이었다. 할아버지께서 인생의 말년을 보내고 싶으신 곳이었다.
“내가 처음 와서 살던 동네는 동중리야. 중간에 지금 서신마을로 이사 왔지. 부안은 어디를 가든 살기가 좋았어. 딱히 어디가 더 좋다는 곳이 없을 정도로. 여기 서신마을이 크기도 하지만, 인심도 좋아. 그래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집을 사서 오려고 하는 곳이지. 예전에는 시장에 가면 사람이 많아 발 붙일 만한 곳이 없었어. 특히 터미널 쪽에는 사람들이 정말 많이 다녔어. 정말 이사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지.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없어. 이젠 여기가 내 고향이지.”
앞으로 꼭 해 보고 싶은 것을 묻는 우리 질문에 딱히 하고 싶은 게 있지는 않다고 말씀하신 할아버지. 나이 일흔이 넘으면 하던 것도 모두 하나씩 놓아가며 살아야 한다는 하셨다. 어쩌면 세상과 부딪히며 살아오시는 과정에서 너무 집착하고 안달복달하는 것의 부질없음을 아시기에 하실 수 있는 말씀이 아니었을까?
할아버지가 우리에게 무엇보다 강조하신 것은 ‘젊음’을 누리라는 것이었다. 할아버지를 둘러싸고 여러 질문을 하는 우리들을 보시며, 인생의 가장 좋을 때라는 것을 잊지 말고 지금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열심히 하라고 조언해 주셨다.
이관호 할아버지를 뵙고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상상했던 예전 부안의 모습과 다른 이야기를 그 시대를 살아오신 분을 통해 생생하게 들으며, 지금 부안의 모습과 비교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부안은 어떤 모습으로 바뀔까에 대한 생각도 들었고, 그 안에서 우리는 또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라는 상상도 해보았다. 처음에는 큰 기대를 않고 시작한 인터뷰였는데,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마음에 큰 울림이 있는 활동이었다.
젊음을 누리라는 할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어디에선가 본 적 있는 문구가 떠올랐다. 과거는 히스토리(History), 미래는 미스터리(Mystery), 그리고 현재는 선물(Gift)이다. 그래서 현재를 Present(현재 또는 선물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님)라고 한다. 할아버지 말씀처럼 현재를 선물처럼 알고, 지금의 부안에서 더 즐겁게 살아야겠다. 그리고 우리도 나이가 들어 언젠가 찾아올지 모르는 미래의 부안 학생들에게 지금의 부안이 어땠는지를 그 역사를 들려줄 수 있도록 부안에 대해 더 많이 경험해봐야겠다 다짐해 본다.       글 / 부안여고 1학년 고은이,임선아,정윤서

 

우병길 기자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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