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밀가루로 된 음식 쳐다보지도 말고, 아침도 간식도 쌀로 된 것 먹어야

이제 가을걷이가 끝나고 논이 한가롭습니다. 본래는 농부도 한가로울 때입니다.

그런데 농부들은 지금 더 바쁩니다. 애써 지은 쌀을 팔 곳이 없어 팔러 다니느라 바쁘기도 하고, 아무런 대책없이 농업을 죽이는 정부에 항의를 하느라 바쁘기도 합니다.

농업의 위기라는 말이 많습니다. 신문을 보면 정부와 농부들간의 줄다리기처럼 보이기도 하고 핸드폰 수출과 같은 공업국가로 가기 위해서 농업의 희생은 필연적인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식량자급율 26%, 쌀을 제외하면 겨우 2%도 채 되지 않습니다. 쌀 이외의 거의 모든 농산물을 수입하는 우리나라에서 쌀이 남는다는 것은 참 역설적입니다. 쌀은 대부분 농부의 거의 유일한 생계수단이기도 하고 우리나라 국민들의 거의 유일한 국내식량자원이기도 합니다. 그런 쌀이 지금 위기입니다. 쌀의 위기가 곧 농업의 위기입니다.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쌀 관세화 유예 비준안이 통과되었습니다.

쌀 관세화 유예는 농업을 위해 10년간 전면개방을 유예하는 대신 쌀 의무수입을 늘린다는 겁니다. 그런데 농업에 대한 대책과 식량 자급에 대한 아무런 대안이 없고 쌀이 남아도는 형편에서 의무수입물량, 특히 가공용이 아니라 밥쌀용은 그대로 직격탄이 되어 쌀값을 내리는데 일조할 것입니다.

추곡수매제 폐지의 여파로 쌀값은 하루가 다르게 떨어져 전라도 곡창지대의 경우에는 80킬로 한가마에 11만원까지 내려간 곳도 있다고 합니다. 이 와중에 의무수입물량이 시중에 풀리면 쌀값이 얼마나 더 떨어질지 짐작도 안됩니다.

추곡수매제가 있을때(지난해만 하더라도) 쌀값은 16만원선을 유지했습니다.

쌀밥 한공기(100g, 가마당 16만원 기준)에 들어가는 쌀값이 200원 정도입니다. 유기농 쌀이라고 아무리 많이 쳐봐야 400원입니다. 수퍼에서 파는 라면 중에 싼 것이 550원에서 600원 정도인데 비하면 아주 싼값이죠. 반찬값을 고려해도 제철 야채 천원어치면 이틀 먹을 찬거리는 만들 수 있습니다. 건강한 영양식입니다.

이렇게 따져보면 돈없는 사람들이 쌀밥을 먹어야 정상이고 돈 많은 사람이 라면을 먹어야 정상인 셈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쌀밥은 돈있는 사람, 가난한 사람은 라면 먹는다는 얘기가 통하는 세상입니다.

농민을 돕고 싶어하는 여러분,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부터라도 꼭 쌀밥을 먹읍시다. 수입밀가루로 된 음식은 쳐다보지도 맙시다. 아침도 꼭 먹고 간식도 쌀로 된 것을 먹읍시다.

쌀 많이 먹는 사람이 ‘신애국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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