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물의 거리에서 열린 부안평화의소녀상 건립 추진 선포식 현장. 사진 / 우병길 기자

4개 고교 학생회 참여, 어른들 ‘뭉클’…거리홍보·현판식도
공식자료엔 ‘위안부’ 3명 뿐…“아픈 상처 감추려 했을 것”

부안평화의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대표 신영근 외 11인)이 지난 21일 물의 거리 공연장에서 선포식을 열고 본격적인 모금활동에 돌입했다. 부안여고, 백산고, 부안고, 서림고 등 읍내 4개 고교 학생회를 비롯해 군민 100여명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관련기사 2·10·11면)
이날 행사는 전통예술원 ‘타무’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신영근 공동대표의 인사말과 이춘섭 공동대표의 경과보고, 정재철 자문위원장의 건립 의의, 김광석 공동대표의 건립계획 발표, 박진 공동대표의 결의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신영근 공동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소녀상 건립이라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그러기 위해 소녀상 건립이 부안 사람들의 마음에 자리하고 마을마다 전파되는 제 2의 광복절이요 해방절이 돼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신 대표는 이어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계기로 첫째는 부안 지역이 갈등을 딛고 평화롭게 손잡고 미래를 향해 나아갔으면 한다. 둘째는 민간인 주도로 이루어지는 이 일에 우리의 자치의식과 역사의식을 담았으면 한다. 셋째는 부안 땅에서 살아갈 후손들에게 역사의 장을 열고 미래의 희망을 전했으면 한다”고 의미를 강조했다.
정재철 자문위원장은 “부안군청에서 2012년에 조사했던 부안 태평양 전쟁 피해자 명단에 1,335명이 신고 됐다”며 “부안군청 마당으로 끌려온 남녀 젊은이들은 차에 실려 백산삼거리를 거쳐 신태인역으로 옮겨가 기차로 대전을 거쳐 부산에서 큰 배에 실려 군인으로, 군무원, 노무자, 정신대로 먼 곳까지 끌려갔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정신대로 신고 된 사람은 세 사람인데, 아픈 과거를 들추지 않으려 해서이지 어디 세 사람뿐이겠는가? 그 중 엄 소녀는 13세에 끌려갔는데 지금으로 보면 초등학교 6학년인 어린 소녀였고 생존여부에는 행방불명으로 기록되어 있다. 나머지 두 김 소녀는 한 명만이 해방된 그해 9월에 고향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이어 4개 고교 학생회장(또는 임원)이 차례로 단상에 올라 평화의소녀상 건립을 환영하며, 각각 그 의미를 되새기고 다짐을 하는 발언을 해 참석한 어른들을 뭉클하게 만들기도 했다.
결의문 낭독까지 모든 순서를 마친 참가자들은 터미널사거리를 거쳐 농협중앙회부안군지부까지 거리 홍보 행진을 한 뒤 우병길 공동대표가 배인태 지부장에게 모금함을 전달했으며, 이어 부안독립신문사로 이동해 간단한 길놀이와 함께 현판식을 갖고 향후 모금활동에 전념하기로 결의했다.
평화의소녀상 건립에 힘을 보태고자 하는 군민들은 공개된 계좌로 입금한 뒤, 반드시 평화의소녀상건립추진위 명의의 휴대폰인 010-4471-0031로 입금자 성명과 주소를 보내달라고 추진위 측은 당부했다. 모금활동의 투명성을 기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참가자 목록을 비롯해 모금에 관한 모든 사항은 매주 부안독립신문에 게재된다.

현판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는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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