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부안군에서 현장홍보활동을 벌이는 모습 사진/부안군 제공

부안군, 아직 피해사례 없지만 주의해야…당부
업체측, 여성만 입장가능, 합법적인 영업행위 주장
일부주민, “발 딛지 못하게 똘똘 뭉쳐 외면해야” 

떳다방식 방문판매점이 해마다 부안을 찾아와 피해가 반복돼 온 가운데 올해도 이와 유사한 업체가 읍내에서 영업을 하고 있어 부안군이 비상에 걸렸다.
작년 겨울에는 숯 매트와 숯 베게였다면 올핸 주방용품을 들고 왔다.
방문판매업으로 동록된 에버그린이란 이름의 업체는 지난 11일 부안읍 석정로 223-2번지(온기곤 안과 뒤편, 한국신경외과 주차장 맞은 편)에 사업장을 마련하고 냄비 등 주방용품 판매를 시작했다.
이 사업장이 물건을 파는 방법은 일명 떳다방이라고 불리는 판매 방식과 유사해 군민들의 주의가 당부되고 있다.
떳다방은 짧은 기간 동안 노인이나 부녀자들이 관심을 가질 법한 물건을 판매할 목적으로 일정 장소를 임차해 손님을 호객한 다음, 건강식품이나 의료용품 등을 상식을 넘어서는 높은 가격으로 판매한 후 사리지는 판매 형태를 보인다.
현재 부안읍에서 영업 중인 이들이 떳다방 상술로 운영되는 지 단정할 순 없지만, 부안군은 이들이 영업을 시작한 이후부터 방송용 차량을 이용해 오전 9:30분과 오후 1:30분 두 차례에 걸쳐 “방문판매업체는 사은품 제공 및 공짜 상술로 고가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업소 방문을 자제하고 충동구매하지 말며 가족들과 상의해서 구입하라”라는 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본지도 이들 업체의 운영방식 확인을 위해 지난 25일 업체를 방문했다.
주방용품 사진으로 도배된 판매장 입구를 들어서면 외국의 유명한 주방용품 회사 이름이 적힌 냄비들이 진열되어 있다. 진열대를 지나 안쪽으로 150여개의 의자가 놓여진 상품설명회장이 눈에 들어온다. 강연단 앞쪽으로 1팀, 2팀 등의 표식이 있는 것으로 보아 팀별로 활동이 이뤄지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한쪽 편에 이름과 출석란이 표시돼 있는 회원카드가 있는 것으로 보아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업체 관계자는 “여성만 입장이 가능하고 가급적 65세 이상은 출입을 통제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1시간 가량의 상품설명을 듣고 나면 밀폐용기 등 생필품을 지급한다”면서도 “사은품이 아니라 광고비”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하루 평균 100~200여 명이 참여하며, 주로 주방용품을 팔고 있는데 작게는 몇 만원에서 많게는 120여만 원에 가까운 고가의 세트 상품도 있다”면서 “서울에 본사가 있고 이런 판매 방식은 합법적인 영업행위로서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부안군은 이러한 형태의 판매방식은 관내 같은 제품을 취급하는 업소의 매출에 지장을 주고, 광고비 명목으로 지급되는 생활용품도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또한 아직까지 피해가 접수되지 않았지만 과도한 판매 상술로 합리적인 구매 선택이 방해 받으며, 반품을 거절당하거나 구입비 반환이 거부되는 등 피해 발생이 우려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부안군은 지난 21일 업체의 영업장 입구 온기곤안과 인도변에서 ‘방문판매(떳다방)의 허위·과대 광고에 속지 마세요’라는 현수막과 ‘지역경제 파탄내는 방문판매 물러가라’라는 피켓을 들고 적극적인 현장 홍보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업체가 불법집회라며 경찰에 신고해 철수하는 해프닝을 낳기도 했다.
부안군 담당자는 “이장회의나 경로당 회의 등 각종 마을 회의에서 피해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이장 및 지역 대표분들에게 문자를 발송해 경각심을 높이며 주민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고 대응상황을 밝혔다. 또한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제 7조, 11조에 따라 금지행위 위반여부 점검과 채증을 위해 부안경찰서 지능수사팀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날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부안군 소비자정보 센터 및 부안군 15개 여성단체는 오는 26일 회의를 갖고 ‘지역상가 이용하기 및 방문판매 피해 예방 캠페인’을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단체 간 세부 일정을 조율해 격일 또는 격주로 주민들에게 위험성을 알리는 현장 활동을 펼쳐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작년 겨울에 개업해 운영했던 떳다방도 주민들의 단결로 조기 페업을 이끌어내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바 있다”며 “이번에도 주민들이 똘똘 뭉쳐 이 같은 업체가 발 딛지 못하게 외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해마다 다른 제품을 들고 부안을 찾는 것은 그만큼 수익을 내고 있고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반증이다”며 “깨어있는 이웃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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