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드립니다. 부안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공동대표 신영근입니다. 오늘은 소녀상 건립의 선포식을 하는 날입니다. 선포식 이후에는 소녀상 건립을 위한 후원을 시작하게 되니 의미 있는 시간입니다. 소녀상 건립추진 제안에서부터 오늘까지 쉼 없이 달려온 관계자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어 고개 숙입니다. 이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이들 실무자들은 어떤 도움도 받지 않고 자신들의 호주머니를 털어서 일상경비를 쓰면서 일했습니다. 소녀상 건립을 위한 후원금은 오직 소녀상 건립에만 쓰자는 모범적인 결의를 했습니다.
부안평화의 소녀상 건립이 앞장선 몇 분들의 성과물로 끝난다면 그 역사적 의미를 퇴색시키는 일입니다. 이 일은 소녀상 건립이라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부안 사람들의 뜨거운 열기와 참여가 절실합니다. 그러기 위해 소녀상 건립이 부안 사람들의 마음에 자리하고 마을마다 전파되는 제 2의 광복절이요 해방절이 돼야 할 것입니다.
일제 강점기에 우리는 엄청난 희생을 치렀습니다. 징병과 징용의 강제동원과 심지어 부안 소녀들이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습니다. 이런 아픔 속에서 해방이 되자 우리의 바람은 첫째, 민족을 외면하고 자신의 이득을 취한 친일파 청산과 둘째, 자주독립국가 설립을 원했지만 미·소의 지배와 강대국의 이익에 의해 남과 북으로 갈리는 비극을 맞았습니다. 제 2차대전의 전쟁 책임으로 유럽에서는 독일이 동서로 나뉘었는데 아시아에서는 전쟁 책임자인 일본이 분단되지 않고 피해자인 한반도가 둘로 나누인 비극이 찾아왔습니다.
조국의 분단은 결국 한국전쟁이라는 불행을 가져와 이데올로기라는 이름으로 동포가 서로를 죽이는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그 뒤 오랫동안 우리는 남북의 극한 대립과 전쟁의 공포에서 헤쳐 나오지 못했습니다.
2018년은 남북이 대결에서 상생을 지향하는 역사적인 해가 되었습니다. 평화가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이런 역사적인 해에 부안에서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추진한다는 것은 그 의미가 깊습니다.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계기로 첫째는, 부안 지역이 갈등을 딛고 평화롭게 손잡고 미래를 향해 나아갔으면 합니다. 둘째는, 민간인 주도로 이루어지는 이 일에 우리의 자치의식과 역사의식을 담았으면 합니다. 셋째는 부안 땅에서 살아갈 후손들에게 역사의 장을 열고 미래의 희망을 전했으면 합니다.
부안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고 자발적인 성금으로 이 일을 추진하렵니다. 어린 아이로부터 연로한 어른들까지 함께하려고 합니다. 이 출발에 함께 해주십시오. 부안평화의 소녀상 건립 선포식에 함께한 여러분들이 새로운 역사의 출발입니다. 내년 4월 13일의 소녀상 건립이 우리 앞에 있습니다. 굳게 손잡고 뚜벅뚜벅 앞을 향해 나아갑시다.  감사합니다.
         2018년 12월 21일 공동대표 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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