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27개 마을 선정, 1일 1회 왕복 계획
승강장과 마을회관 간 500미터 떨어지면 선정
‘제비뽑기 운행자 선발, 서비스 질 하락’ 우려도
‘다양한 운행방법으로 이동권 보장해야’ 주장 나와

부안군은 지난 11일 농어촌버스 미운행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내년도 행복택시 운영 기사를 선정했다.
2017년 4대였던 행복택시는 내년에는 27대로 운영된다.
행복택시는 농어촌버스가 운행되지 않아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교통 소외지역에 마을 대표자가 사전 요청한 일자와 시간, 장소로 택시가 배정돼 1일 1회 왕복 운행하는 제도다.
대상 마을 선정은 마을회관에서 버스승강장까지의 거리로 결정한다. 작년에는 1km 이상되는 마을이 선정됐고 올해부터는 500m로 줄여 마을이 확대 선정됐다.
변산 선비마을에서 타나 부안읍 명당마을에서 타나 대부분 목적지인 부안읍내까지 나오는 데 드는 비용은 1000원이다. 나머지 요금은 군비 50%, 국비 50%로 충당한다.
올 10월 기준으로 총 1만318명의 주민이 이용했고 지원금은 7800만 원에 달한다.
이처럼 소외지역 주민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좋은 취지의 행복택시가 몇 가지 제도상의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변화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문제점은 행복택시가 1일 2회(왕복 1회), 정해진 시간과 횟수로 운영하는 방식에서 발생된다.  이 택시를 타기위해서는 버스와 같이 약속한 아침 9시경까지 마을회관이나 약속한 탑승장소로 나와야 한다. 시간을 지키지 못하면 이용 할 수 없다. 바빠서 또는 읍내에 나갈일이 없으면 타지 않아도 되지만 택시기사의 입장은 다르다. 시간을 들여 마을까지 왔기 때문이다.
한 행복택시 운행기사에 따르면 "부안읍내로 나가는 사람이 들쑥날쑥하기 때문에 한 달에 많게는 6~7번의 공차운행이 발생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차라 하더라도 미터기를 내릴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현재 탈 사람이 없거나 시간과 장소가 변경된 때는 마을이장이 사전에 연락하도록 되어 있지만 마을일에 바쁜 이장이 챙기는 것은 사실상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이다.

뿐만 아니라 행복택시를 이용해 부안에 나왔더라도 이 택시로 마을에 돌아가기 위해서는 서둘러야 한다. 주로 점심시간 이전에 왕복을 마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좀 더 자율적인 이용을 위한 방안 마련 요구가 나오고 있다. 콜택시 개념을 도입해 마을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가능 한 행복택시 카드제 같은 방식을 도입해 운영한다거나, 택시기사 간 통신망을 이용한 근거리 택시 자율 이용 방안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다.
행복택시 선정 절차도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행복택시 운영자는 운행 마을의 거리에 따라 금액 차이는 있지만 한 달에 적게는 30여 만원에서 많게는 60만원 이상의 목돈을 만질 수 있다.
이런 장점 덕에 내년도 행복택시 운행자 모집에 신청자가 몰려 결국 제비뽑기 방식으로 선정됐다.
제비뽑기 방식은 공정성은 확보할지 몰라도 행정기관의 편의에 의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기존에 운행을 해오던 기사님들은 “몇 년간 마을 주민과 형, 동생, 어머니, 아버지 하며 정을 쌓아 왔는데 뽑기로 한다면 원하는 마을에 배정되지 않는다”며 불만을 내놓고 있다. 해당 마을 이장까지 “그 기사가 와야 편하고 좋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한 설령 뽑기를 잘해 내년도에 선정이 됐다 하더라도 신청자가 많은 다다음연도에는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해 전반적으로 서비스 질을 하락시킨다는 의견이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행복택시가 마을주민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운행되는 만큼 선정에 있어 기준을 확립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운전경력, 행복택시 운행경력, 사고여부 또는 해당 마을주민들로부터 만족도 조사를 통해 감점 적용 등 선정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는 면별로 신청을 받거나 이동거리가 비교적 가까운 부안읍내권 경우 묶음형태로 운영하는 방안도 더해지고 있다.
부안군 담당자는 “승강장과의 거리가 500여 미터가 안 돼는 더 먼 곳에 있는 마을사람들은 버스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며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 형태로 운영된다면 분별없는 복지가 될 수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많은 지자체가 '무지개 택시', '희망 택시', '다람쥐 택시', '사랑 택시', '으뜸 택시'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고 조례나 운영방식이 부안군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들어 현재의 방식대로 운영 할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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