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예산 대비 0.7%에도 못 미치는 삭감액
‘빈틈없는 예산에 빈틈 있는 심의였나’라는 지적 나와
낮은 수정률, 짧은 심의기간, 전문성 결여 등 제기돼

부안군의회 예산결산특별회원회는 지난 13일 일주일간의 예산심의를 마치고 내년도 예산액 6000억원 중 40억 원을 삭감하는 선에서 예산안을 확정했다.
예산심의는 부안군이 예산을 합리적으로 편성해 적재적소에 사용토록 했는지 낭비되는 예산이 없는지를 살피고 과다하거나 소모적인 예산은 줄여 필요한 곳에 쓰일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있다. 또한 집행부에 대한 감독기능을 강화하고 의회에 의한 정책의 결정을 이끄는 힘으로 작용한다. 이런 이유로 예산심의는 의회의 중요한 업무이자 책임과 의무라는 의견이 있다.
이처럼 중요한 예산심의 결과 전체 예산 대비 0.7%에도 못 미치는 삭감액을 결정한 것을 두고 ‘수박 겉핥기식 심의였나’, ‘빈틈없는 예산에 빈틈있는 심의였나’ 라는 지적과 함께 행정을 감시하고 견제할 의회가 스스로 기능을 축소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의회를 향하고 있다.
집행부가 책정하고 의회가 삭감한 예산을 살펴보면 시설비 명목 사업이 35억여 원, 자산구입비 1억 6000만원, 민간자부담사업 1억5000만원 등 총 40억 8186만원이 삭감됐다.
과별로 보면 푸른도시과가 27억 4000만원으로 삭감액이 가장 크다.
장기미집행 도시계획 시설부지 매수비용으로 편성한 270억 원의 10%인 27억원이 삭감됐고 도시재생 뉴딜사업 역량강화를 위한 용역비 2000만원과 같은 사업 예비계획수립 용역비 2000만원이 모두 삭감됐다.
다음으로는 문화체육시설사업소가 4억원의 예산 삭감이 있었다. 스포츠 파크 풋살장 건립사업비 7억 9491만원 중 50%인 3억9749만원이 삭감됐고 같은 사업 부대비용도 50% 삭감된  250만원으로 조정됐다.
건설교통과는 군도유지관리사업, 농어촌도로유지관리사업, 용배수로유지관리사업에 각각 30%씩 총 2억5178만원이 삭감됐다.
해양수산과는 소형어선 수리비지원사업 5000만원과 바다낚시 대회지원 사업 5000만원 모두 전액 삭감돼 내년에는 이 사업들을 추진할 수 없게 됐다. 또한 귀어 멘토링지원사업과 연구용역비 1개 사업이 각 50% 씩 5000만원이 줄었으며 예산심의에서 문찬기 의원이 쌈짓돈처럼 쓰인다고 지적한 어항시설 유지관리 보수비 2억원은 30% 줄은 1억4000만원으로 삭감됐다. 더불어 어항안전기반시설확충비는 30%인 1500만원이 줄었다.
자치행정과는 김정기 의원이 지적한 행정업무용 컴퓨터 구입비가 당초 3억2700만원에서 1억6400만원이 감액됐으며, 공공운영비인 IP-텔레포니 시스템 등 유지보수비 3건이 모두 50%씩 삭감돼 2800만원으로 편성됐다. 또한 항온항습기 유지보수비 504만원은 전액 삭감됐다.
농업경영과는 임대사업소에서 대량 구입해 임대로 활성화해야 한다고 지적받아 온 소형농기계사업이 200만원씩 300대 총 3억원에서 200대로 지원 대상을 줄여 1억이 삭감된 2억원으로 마무리 됐다.
맑은물사업소는 하수관거 개보수 등 3개 시설비가 각각 30%씩 줄어 7650만원이 삭감됐으며, 미래창조경제과는 전통시장 특화거리 조성사업비 3000만원, 문화관광과는 부안축제 사후평가 용역비 2500만원이 각각 삭감됐다.
새만금국제협력과는 세금으로 떠나는 관광형 해외연수라는 항간의 지적을 의식한 탓인지 국제화여비로 편성된 공무원멘토링 우수참여자 국외연수비로 편성된 20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렇게 삭감된 예산은 모두 예비비로 편성돼 내년에 실시되는 사업 부족분에 쓰이게 된다.
이번 예산심의는 그간 지적돼 온 문제점들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평가다.
집행부예산안에 숨어 있는 비효율적이고 낭비적인 예산내용을 얼마나 삭감 했는가로 평가되는 수정률이 현저히 낮고, 예산심의 기간이 지나치게 짧아 심의가 형식적으로 처리될 가능성을 높였으며 예결위의 전문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예산심의만큼 중요한 것은 집행”이라고 지적하며 “군민의 대의기관인 군의회가 감시와 견제를 통해 세금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며 의원들의 활약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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