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기 켜둔 채 귀가…야간 순찰로 발견
경찰관 입회 하에 자물쇠 부숴 상가 진입
지역민들 스스로가 지역의 안전을 책임져

지난 10일 줄포의용소방대가 야간순찰로 지역 전통시장인 줄포상설시장을 화재에서 구해내는 활약을 펼쳤다.
줄포의용소방대 이종현 대장과 조광진 대원은 이날 저녁 8시부터 영업이 끝나 텅 빈 줄포상설시장에 화재예방 야간 순찰에 나섰다.
이 순찰은 겨울철 난방기 부주의로 인한 화재 예방을 목적으로 지난 12월 1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약 3개월간 지역의용소방대를 중심으로 심야시간에 펼쳐지고 있다.
순찰을 시작한지 30여분 후 건어물과 생선을 파는 골목에 들어선 두 대원은 건어물 점포 한편에서 붉은 불빛이 새나오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다가가 확인한 결과 불 꺼진 건어물 판매점인 ㅎ점포 안에 겨울철 대표적인 난방기구인 선풍기형 히터가 빈 의자를 향해 가동되고 있었다. 주변에 빈 상자 등 인화물질이 많아 밤새 방치할 경우 과열로 인한 화재 발생이 염려됐지만 전원을 끌 수 없었다. 점포주가 퇴근하면서 자물쇠로 잠궈 놨기 때문이다.
두 대원은 소방서에 이 상황을 신속히 알리고 상가 진입을 위해 점포주와 연락을 시도했다. 지역대원이라 점포주가 누군지 훤히 알고 있기에 휴대전화로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고 자택으로 대원을 보내기까지 했지만 부재중으로 연락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출동한 줄포지역대 119대원은 더 이상 방치할 경우 화재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강제진입을 결정했다. 소방대의 연락받고 도착한 지역 경찰관의 입회하에 자물쇠를 커터기로 절단하고 점포내부에 들어가 난방기 전원을 차단했다. 화재위험 하나를 끈 것이다.
불과 10여 분 동안 이뤄진 일이었지만 발견하지 못했거나 빠른 조치가 없었다면 줄포상설시장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이후 두 대원은 뒤늦게 연락된 점포주에게 조치 상황을 설명하고 미처 돌아보지 못한 나머지 상설시장을 순찰하고 9시를 넘겨 귀가했다.
최초 발견자인 이종현 대장은 “대원들이 추위를 견뎌가며 순찰을 돌고 있다. 지역의용소방대원으로서 당연히 할 일을 한 것이고 내게 이런 일이 우연찮게 발생한 것뿐이지 특별히 다른 대원과 다를 바 없다”며 우연으로 돌리는 겸손함을 보였다. 그는 이어 “이번 사건이 소방대원이나 지역주민들 모두에게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안소방서 관계자는 “이번 예방활동은 지역민들 스스로가 지역의 안전을 책임졌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소방서와 지역의용소방대간 유대를 지속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더불어 “날이 추워지면 난방기 사용량이 많아지고 그 만큼 화재의 위험도 높아진다”며 겨울철 난방기 사용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부안군 관내에는 겨울철 난방기구취급부주의로 11건의 화재가 발생했으며 4200여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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