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내 한 경로당에 놓여있는 새 안마의자와 낡은 안마의자

올해 지원금 16년에 비해 2배 이상 확대
마을 이장, 지역 의원이 필요한 것 물어봐
경로당에 필요 없는 고가의 TV도 구입해

올해 10개월 동안 90여 대의 안마의자가 경로당에 놓여졌다. 지원 금액은 2억 6000여만 원에 달한다.
부안군은 다양한 사업으로 해마다 많은 예산을 들여 노인복지를 강화하고 있다.
이 중 경로당 개·보수 지원금은 2016년 187여 건에 9억 4800여만 원, 2017년 240여 건에 16억 7000여만 원이었으며 올해는 전년대비 2배 이상 확대해 10월 기준 470여 건에 22억 1000여만 원이 집행됐다.
자세히 살피면 안마의자의 경우 지난 2016년 20여대 5600여만 원, 2017년 30여대 9400여만 원이던 것이 올해 3배 이상 늘어 90여 대에 총 2억 6000여만 원이 집행됐다.
에어컨과 냉장고 또한 2016년 10여 대 1800여만 원, 2017년 13여 대 2200여만 원에서 2018년에 44여 대 9300여만 원을 지원해 3배 이상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TV도 마찬가지다 2016년 6대 800여만 원에서 2018년도에는 23대 3400여만 원으로 확대했다.
이같이 올해 지원금이 대폭 확대된 것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겉으로는 복지 확대라는 이름을 걸고 실제로는 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한 선출직들이 선심성 사업을 확대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견도 그 중 하나이다.
더욱이 2018년 지원한 안마의자의 경우 90대 중 80여 대가 선거를 앞둔 지난 6월 이전에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같은 논리에 힘을 더하고 있다.
수개월 전 경로당에 안마의자를 들였다는 한 마을 이장은 “안마의자를 살 생각도 안 했는데 지역구 의원이 경로당에 필요하지 않느냐 물어와 ‘있으면 좋지요’라고 답했더니 자부담 없이 사업비 250만 원에 딱 맞는 제품을 구입하게 됐다”며 “이런 것이 의원들 재량사업비 명목인가 보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안마의자 구입 가격이 획일적으로 250만원에 맞춰진 것도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더 많은 경로당에 혜택을 주기 위해 금액을 낮춰 분배하다 보니 시중 안마의자 가격보다 낮게 책정되었다는 주장이다. 이렇게 낮은 가격의 제품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매장 진열용이거나 재사용품일 가능성이 높아 수리비 등 추가 비용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이러한 주장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의문으로 변하고 있다. 특히 경로당 물품 구입을 선정하는 마을 노인회장이나 이장이 250만 원짜리 안마의자를 어떻게 찾아서 금액을 맞춰 구입했는가라는 점이다.
이러한 지적과 의문 외에도 사업비가 이월되지 않게 12월에 급하게 구입하는 경우가 나타나면서 용도에 맞지 않는 제품을 구매하는 사례도 발견되고 있다.
동진면에 있는 모 경로당의 경우 작년 12월 22일경 350만 원짜리 고가의 TV를 구입했다. 취재 결과 터치 펜으로 화면에 글이나 그림을 그리는 강의용 패널로써 단순 TV 기능이 딸린 것으로 확인됐다. 촉박한 시일과 써야할 금액에 맞춰 구입된 결과라는 지적이다.
경로당 별로 갖춰진 가전제품 등이 회원수 등과 비례하지 않고 천차만별이며 잘 쓰지 않은 기구들에 대한 관리 허술도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회원이 적지만 안마의자 2대를 보유한 경로당도 있고 TV가 2대가 있는 곳도 있으며 어르신이 사용하기 힘들어 보이는 먼지 쌓인 운동기구, 작용이 되는지 모를 구석에 방치된 족욕기 등 사용 안 되는 기구들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취재에서 만난 동진면 한 마을 주민은 “안마의자는 어쩌다 한번 씩 쓰는데 노인들은 뼈가 아퍼서 잘 안 쓰고 동네 젊은 사람이 주로 써요. 달리는 운동기구를 지팡이 들고 어떻게 탄데요? 밥이나 해먹고 TV보고 그냥 노는 것이지”라고 말했다.
본지는 각종 의혹 해소를 위해 경로당 지원금 세부내역을 정보공개청구 한 상태이며 자료가 제출되는 데로 면밀히 검토해 게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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