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시설 확인에 그쳐…하나마나한 검증
들어서서는 안 될 곳에 들어선 것이 문제

일주일간의 행정사무감사를 마친 부안군의원들이 지난 23일 악취배출업체 현장검증에 나섰다.
의원들은 보안면에 위치한 진영축산을 비롯해 부안읍 악취의 주범으로 손꼽히는 참프레, 산들에프씨, 공공하수처리장, 농공단지 폐수종말 처리장, 남부안 액비유통 총 6개 업체를 방문했다.
본지는 위 6개 업체 중 지난 여름 부안읍 일대를 덮친 악취의 진원지로 지목돼 온 부안읍 공공하수처리장 내 슬러지처리시설과 남부안 액비유통시설 현장검증에 함께 했다.
첫 번째 동행지인 부안읍 공공하수처리장 내 슬러지처리시설은 하수찌꺼기인 일명 슬러지를 건조하고 탄화시켜 연료를 만드는 곳이다.
1일 평균 16톤의 처리 능력을 갖춘 시설로서, 읍민들에게 고통을 준 일명 ‘쩐내’를 배출하는 곳으로 추정됐던 곳이다.
담당자의 간략한 현황보고에 이어 현장 검증에 들어간 의원들은 악취가 주로 발생하는 굴뚝 모습을 한 배출구를 찾아 스크러버 설치 현황을 확인하고 작업장 내부를 살폈다.
스크러버는 오염된 기체에 물과 흡수제를 섞은 액체를 분사시켜 오염물질을 흡수해 정화하고 깨끗한 공기를 방출하는 집진방식으로서 이 시설이 처리 용량을 초과하거나 작동에 이상이 생길 경우 악취가 증가한다.
평소 닫아놓고 작업한다는 슬러지 투입구와 탄화 연료 출구는 현장검증을 위해 개방됐고 별다른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 않아 실제 작업 시 발생되는 냄새를 맡아볼 수는 없었다. 불시검증이 아닌 사전 통보 검증의 한계라는 지적이다.
작업장 내부를 둘러본 김정기 의원의 “작업장 내 악취가 외부로 나가지 않도록 탈취기능이 있는 물질을 환풍기 등에 수시로 살포하라”는 주문을 마지막으로 하수처리장으로 자리를 옮겨 3단계로 하수가 정화되는 과정을 살핀 후 남부안 액비유통으로 이동했다.
두 번째 방문지인 남부안 액비유통은 지난 여름 읍민들이 가장 많이 맡았다는 찌든 퇴비냄새의 발생지로 지목 받아온 곳으로서 축산분뇨 등을 퇴비 또는 액비화 하는 시설이다.
매일 100여 톤의 분뇨를 처리하고 약 1만 톤의 액비를 저장할 수 있는 이곳은 분뇨의 메탄가스로 인한 시설의 노후화가 빨라 악취발생 가능성이 높은 곳이기도 하다.
특히나 축산폐수 반입량 증가로 보관량도 많고 강한 악취에 비해 스크러버 1기로 악취를 저감시키고 있어 시설 보강이 시급한 곳으로 지적 받아 왔다.
거기에 지난 2일 악취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해 고발 및 개선명령을 받는 등 문제의 시설로 손꼽히고 있다.
스크러버 배출구가 있는 건물 2층에서 담당자의 보고를 받은 의원들은 탈취탑 신설 등 시설개선에 대한 업체 측 답변을 요구했다.
업체 담당자는 “최근 악취저감시설 탈취탑 보강 및 증설 계획을 제출해 내년도에 5억 원의 자금을 지원받기로 결정됐다”고 대책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이태근 의원은 “퇴비반출시 탈취제 살포가 필요하다. 분뇨차가 들어오고 나가는 곳에 에어 커튼을 설치하거나 별도의 밀폐공간을 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이곳 역시 분뇨차가 들어와 분뇨를 쏟아 내거나 액비가 출고되거나 하는 작업현장을 확인하지 못하고 단순히 시설만을 둘러보고 현황보고를 받는 것에 그쳐 하나마나한 현장검증이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현장검증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애초에 있어서는 안 될 곳에 들어선 것이 문제다. 옮기기 어렵 듯이 냄새도 막기 어렵다”고 말해 철저히 관리해도 냄새는 날 것임을 내비쳤다.
현장방문을 마친 의원들은 현장에서 개선 요구된 사항을 부안군에 제출해 반영시키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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