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인도 경계석
새로 조성된 인도 경계석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사업’으로 더 위험해져
인도 경계석도 낮아…“이용자 편의 ” 해명

본지 11월 9일자(687호)에 보도된 ‘인도까지 점령한 불법주차…사람은 어디로?’ 기사 이후에도 차량의 인도 점령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 부안군청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지난 26일 부안농협 뒤편 ‘석동지구 안전한 보행환경 개선사업’ 현장에선 새로 조성된 인도에 차량이 빽빽하게 주차돼 있고 주민들은 위험한 차도로 다니고 있었다.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이라는 사업 목적과는 완전히 배치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현장을 찾은 날, 어린 아이의 손을 잡고 중앙선을 넘나들며 차도를 걷고 있는 젊은 학부모의 모습이 위태롭기 짝이 없어 보였다. 모녀가 길을 걷는 동안에도 차량 10여대 이상이 지나갔고, 모녀는 그 차량을 피하느라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석동지구 안전한 보행환경 개선사업’은 부안수협에서 성모병원 앞을 지나 목포냉동까지 1.3km 구간에 걸쳐 시행되고 있다.
2016년 10월 국민안전처 공모사업에 선정됨으로써 시작된 이 사업은 지난해 12월에 착공해 현재 공정율 60%를 보이고 있으며, 총 사업비 25억 가운데 공사비가 15억, 보상금이 10억 원이다. 완공은 올해 말 예정이다.
이 지역은 인도가 설치돼 있지 않은 데다 만성적인 불법주차로 인해 보행자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 받아 온 대표적인 곳이다. 차선까지 불분명해 잦은 접촉사고 등 차량 사고도 빈번했다.
하지만 인도 설치가 거의 완공된 구간의 경우 불법주차가 외려 더 극성을 부려 보행자는 차도로 내몰린 채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곳의 인도 경계석은 다른 도로에 비해 턱없이 낮아 차량이 인도로 쉽게 진입할 수 있는 구조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타 도로의 경계석이 10㎝ 가량 되는데 비해 이곳은 불과 3㎝도 채 안 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군민들의 교통의식도 문제지만 보고만 있는 군청도 문제다. 민원을 넣어도 듣는 척도 안 한다”고 혀를 차면서 “돈 들여서 만들기만 하면 뭐하나, 효과가 있어야지”라며 불만을 표했다.
이에 대해 부안군청 관계자는 “아직 공사 중이라 단속을 못 하고 있는데 공사가 끝나는 연말  쯤에는 계도도 하고 씨씨티비도 달고 규제봉도 설치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인도 경계석이 유난히 낮은 이유에 대해서도 “요즘은 대도시들도 경계석을 낮추는 추세다. 차에서 타고 내리기도 좋고 이용자 편의 차원에서 대부분 그렇게 설계를 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사고는 공사 중이든 공사가 끝난 후든 시기를 가리지 않고 아차 하는 순간에 일어난다는 점에서 완공 전이라도 부안군청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군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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