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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우리마을 프로젝트 - 어르신께 듣는 부안 옛이야기②

<청소년 우리 마을 프로젝트>는 농어촌 교육특구 공모사업의 하나로 지역 중·고등학생들이 자신이 사는 마을을 중심으로 부안지역을 탐구하고 이해하는 활동입니다. 현재 부안지역 6개 학교가 27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부안여고 1학년 4반 학생들은 “나도 부안의 작가다.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듣는 부안 옛이야기”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지역 경로당이나 마을 어르신을 찾아가 인터뷰를 함으로써 과거의 부안을 더 잘 이해하는 것은 물론 이를 글로 남기는 활동입니다. 어르신 세대와 소통하고 공감하려는 학생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앞으로 5회에 걸쳐 연재하기로 했습니다. 독자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 바랍니다.                                 편집자 말

격포 김순자 할머니와 함께 환하게 웃으며 사진을 찍고있다.

“사람은 응당 뿌리를 궁금해 하기 마련이지”

김순자 할머니의 옛이야기

격포에서 나고 자라셔서 가장 격포를 잘 알고 계시는 어르신은 누구실까? 주변 어르신들이 강력추천해주신 김순자 할머니. 올해 여든을 넘기신 할머니는 부안에서 태어나 결혼하시고 자녀들이 자라 출가한 지금까지 부안을 지키고 계신다. 특히 우리 동네 격포를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신 분이다. 인터뷰 내내 엄청 말씀을 잘하시면서도 못하신다고 쑥스러워하셨던 할머니. 김순자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도 그 시절 부안으로 함께 떠난 여행을 할머니의 관점으로 적어본다.
1939년 해방도 되기 전에 지금 부안에서 태어났어. 올해 여든하나. 80년이 넘도록 부안 격포에 살고 있지. 신나고 재미난 거 많은 세상에 옛날이야기 듣고 싶다고 하니 별나기도 하네. 그래도 자기가 사는 부안이 어땠는지 궁금해 하는 게 기특하기도 해. 사람은 응당 뿌리를 궁금해 하기 마련이지. 그래야 지금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법이거든. 그럼 어렸을 적 일들이 가물가물하지만 한번 시작해 볼까.
지금 제일 기억나는 건 1950년 6.25 전쟁이지. 난 그때 부안국민학교 5학년이었어. 지금은 사통팔달 어디든 길이 잘 나 있지만, 그때는 길 하나가 없어 산을 넘고 넘어 학교를 다녔어. 전쟁이 나고는 북한군이 부안까지 들이닥쳤지. 정말 그때는 무서워 나가지도 못하고 어쩔 줄 몰라 숨어만 지내야 했지. 북한군들이 매일같이 사람들한테 총을 쏘고 사람들을 끌고 가서 계속 피난을 다녔어. 우리 어머니가 참 착하신 분이셨는데 그 힘든 시절에 식구들 챙기느라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지. 전쟁 이후에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지금 잘 기억이 나지는 않아.
젊어서는 방앗간 일도 하고 농사도 지으며 살았는데, 방앗간 할 적 고생한 건 지금도 기억이 나. 방앗간 일은 정말 힘들었거든. 부안은 뭐든 심으면 잘 자라는 곳이라, 방앗간 일이 고되기는 했지만, 덕분에 우리 식구들 잘 지낼 수 있었지.
옛날이랑 비교하면 지금 부안은 상상도 못하게 좋게 변했어. 예전에는 발전이 안돼서 어찌나 힘들게 살았던지 말도 못해.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농사를 지으며 하고 싶은 것도 하고 먹고 싶은 것도 먹고 살 수 있으니 너무 좋아.
부안이 예전부터 넉넉해서 사람들 사이에 인심도 좋았지. 지금도 길 가다 아이들이 방긋방긋 웃으며 인사해 주면 얼마나 예쁜지. 이 아이들이 건강하게, 싸우지 않고 지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인터뷰를 진행할 때 할머니께서 틀어놓으신 TV 속에서 노래가 나와 중간중간 노래도 한 곡조 해주셨다. 짧지만 젊은 시절을 돌아볼 수 있어서, 또 우리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기쁘다고 하셨다. 키우시는 농작물이 잘 될 때 가장 뿌듯하시다는 할머니. 할머니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가 살고 있는 부안이 예전에 어땠는지 좀 더 알게 되었다. 특히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도 열심히 정직하게 사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할머니의 노래자락처럼 늘 행복하게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글/ 부안여고 1학년 최지원,박지현

우병길 기자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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