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 계화 양지포구의 물 색깔이 흡사 간장처럼 진해 생명체가 살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용존산소량 2ppm, 수질등급 6급수, 물 색깔은 간장색
새만금유역관리단 “용존산소 부족 원인은 날씨 흐려서”
어민들 “말도 안 되는 소리, 답은 해수유통 뿐” 발끈해

새만금 내측인 계화 양지포구에서 또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 채 떠올라 어민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계화 어민들에 따르면, 지난 9일 아침부터 계화면 양지포구에서 죽은 물고기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날 하루 4~5척의 배를 동원해 수거한 물고기만 1톤 트럭 한 대를 가득 채웠다. 현장의 물빛은 간장 색깔처럼 검붉었고 악취가 진동을 해 한 눈에도 물고기가 살 수 없는 환경임을 알 수 있었다.
계화도를 중심으로 발생한 물고기 떼죽음은 올해만 벌써 세 번째에 이른다. 지난 8월 27일에도 양지선착장을 중심으로 악취와 함께 붕어, 잉어, 학꽁치, 전어, 숭어, 망둥어, 농어, 장어 등 수천마리의 민물고기와 바닷고기가 한데 섞여 수면에 떠올랐었다.
이번에도 비교적 오염에 강하다는 숭어가 새끼와 성어 가릴 것 없이 가장 많이 죽었고, 붕어, 메기 등 민물고기와 전어, 망둥어 등 바다와 민물을 오가는 어종이 폐사했다.
어민들과 시민단체 등은 인근의 하수종말처리장과 분뇨처리장의 오폐수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확실한 폐사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을 관할해야 할 새만금 환경청이나 부안군청은 원인 분석과 후속조치 등에 대해 새만금유역관리단에 미루고 있을 뿐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새만금유역관리단 관계자는 “사고 당시 용존산소가 물고기 폐사 기준인 2ppm 이하여서 폐사 원인은 용존 산소 부족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용존산소 2ppm 이하는 수질등급 최하인 6등급에 해당한다.
용존산소가 부족하게 된 원인에 대해 묻자 이 관계자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 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사고 당시 며칠 동안 흐린 날씨가 계속되다 보니까 수질 변화에 의해서 (용존산소가) 부족하게 된 것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날씨가 흐리다고 용존산소가 부족해진다면 일반 바다에서도 흐린 날에는 물고기가 폐사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새만금 내측은 (물의 흐름이) 정체구역이기 때문에 그렇다”면서 “일부에서 하수종말처리장이나 분뇨처리장 때문 아니냐고 하는데 물의 흐름이 없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유입될 수도 없다”고 다소 엉뚱한 답변을 내놨다. 사실상 해수유통이 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이 같은 현상은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음을 시인한 셈이다.
실제로 계화의 한 어민은 “답이 없다. 이 모든 게 물의 흐름이 없기 때문”이라고 단언하며 “여기나 신시도 갑문이나 가력도 갑문이나 물 색깔이 간장 색깔이다. 해수유통 밖에는 답이 없다”고 강조했다.
새만금사업이 진행되면서 어업에서 손을 뗐다는 한 계화 주민도 “분뇨처리장이 일차적 원인은 아닌 것 같다. 새만금 내수면이 워낙 썩어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런 일은 수시로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수질 개선한다고 돈을 펑펑 쓰는데 아무 소용없다. 해수 유통 밖에는 방법이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생태디자인센터 김재병 소장은 “바람이 불면 바닥층의 썩은 물이 위로 올라오는 요인과, 비가 오면서 상류 측의 오염물질이 내려오는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진단하면서 “지난 8월에도 그랬듯이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당국에서 조사라고 하긴 하지만 대부분 유야무야 끝나는 게 문제다. 근원적인 처방은 해수유통이다”라고 강조했다.


보령 천수만의 갯벌을 복원(역간척) 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사업이 시작된 지 28년이 지난 새만금에서는 아직도 물고기 떼죽음 같은 야만적인 환경 재앙이 닥쳐도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실정이다. 이런 일이 반복될수록 어민과 군민들의 해수 유통 요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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