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통행로에서 인도에 주차한 차량 때문에 사람은 차도로 걸을 수 밖에 없다.        사진 / 제보자 제공
석동지구 보행환경 개선사업 평면도.

부안군, 석동지구·부풍로 등 보행환경 개선사업 중
불법주차로 보행권 침해·만성 교통체증 유발 지역
“단속 강화하고 군민들의 주정차 질서도 바뀌어야”

부안군이 읍내 보행환경 개선을 위해 대대적인 사업을 벌이고 있으나, 군청의 홍보 부족과 군민 의식 결여로 인해 주요 이면도로가 불법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부안군은 현재 수협에서 성모병원 앞을 지나 목포냉동까지 1.3km 구간에 ‘석동지구 안전한 보행환경 개선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평면도 참고)
2016년 10월 국민안전처 공모사업에 선정됨으로써 시작된 이 사업은 지난해 12월에 착공해 현재 공정율 60%를 보이고 있다. 총 사업비는 25억으로 공사비가 15억, 보상금이 10억 원이며, 올해 말 완공될 예정이다.
이 지역은 인도가 설치돼 있지 않은 데다 만성적인 불법주차로 인해 보행자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 받아 온 대표적인 곳이다. 차선까지 불분명해 잦은 접촉사고 등 차량 사고도 빈번했다.
하지만 사업이 차츰 윤곽을 드러내면서 인도가 상당 부분 조성됐음에도 불법주차는 외려 더 극성을 부려 보행자와 차량 모두 예전보다 더 불편을 겪고 있다.
본지에 이 같은 난맥상을 제보한 익명의 제보자는 “지금 군에서 만들고 있는 인도들이 구실을 못하고 주차장이 되고 있다”면서 “그냥 주차장으로 만든다면 상관없겠으나 굳이 인도로 만들어서 대놓고 주차를 하라고 하니 예산낭비와 주민의 통행권을 심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실제로 지난 5일 현장을 돌아본 결과, 새로 설치된 인도에 빈틈이 없을 정도로 차량들이 주차를 하고 있어 보행권 확보라는 취지가 무색할 지경이었다.
이에 대해 부안군 관계자는 “인도를 만드는 목적이 보행권을 확보하자는 건데 우리가 거기다 주차를 하라고 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부인하며 “이 사업은 물의 거리와 연계해 도시 환경을 개선하고 교통 약자인 보행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사업인 만큼 앞으로 인도에 주차를 하지 못하도록 계도하고 단속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과 함께 다음 달부터 군청 앞에서 구)소방서사거리까지 부풍로 900m 구간도 보행공간을 넓히는 등 일제 정비에 들어간다.
이 지역 역시 불법주차 등으로 인해 보행권 침해는 물론 차량 소통에도 상당한 지장을 받아 온 곳이다.
군청 앞에서 아담사거리까지는 차선을 3개로 나눠 1개 차선을 격일제 주차 공간으로 운영해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었지만, 아담사거리에서 구)소방서사거리 왕복 2차선 구간은 무질서하게 주차한 차량 때문에 툭하면 교통체증이 유발되던 지역이다.
현재 이 도로는 인도 포함 폭 12m인데 인도가 각각 1.8m~2m이고 차선이 8m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부안군은 인도를 각각 2.5m로 넓히고, 차선을 하나에 3.5m씩 왕복 7m로 줄여 보행공간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군청 앞~아담사거리 구간은 차선도 3개에서 2개로 줄여 아예 주차가 불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아울러 부안군은 이 거리를 모두 5개의 공간으로 나눠 특색 있게 조성하는 한편 전기·가스·통신시설 등도 모두 지중화 해 인근 상가를 활성화하는 등 읍내 중심거리로 가꾸겠다는 복안이다. 거리 곳곳에는 소규모 쉼터와 어린이 놀이터도 조성된다.
다만 이들 공간에도 또 각종 조형물 등이 설치될 예정이어서 군민들이 이를 어떻게 여길지 우려된다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
부안군 관계자는 이번에 설치되는 조형물은 규모도 작고 곡 필요한 곳에 3~4개 정도 조성하겠다는 설명이지만, 이른바 군민들의 ‘조형물 트라우마’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수백~수천만 원 짜리 조형물이 들어설 경우 세금 낭비 등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질 개연성도 없지 않다.
한편, 군민들의 교통질서 의식을 제고할 필요가 있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 주민들의 이면도로 불법 주정차가 습관화 돼 있는데다 불법주정차 단속이 원칙대로 되지 않다 보니 거액의 공사비를 들여도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행정의 홍보와 단속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군민들의 자발적인 주정차 문화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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