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산 쌀, 수매가 대비 30%상승 업체만 이익
임차농, 임대료 부담 증가…농지은행 활용해야

벼베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지난 10월 5일 통계청이 산지 쌀값을 19만4722원으로 발표하면서 쌀값 추이를 두고 농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 초부터 올라가던 쌀값이 18년 산 신곡이 나오면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난해 보다 30%이상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 출하시기, 임대료, 직불금을 두고 득실을 따지는 등 농민들의 셈법이 분주해지고 있다.
쌀값 상승의 원인은 지난해 정부가 공공비축미 35만 톤 이외에 격리곡으로 37만 톤을 추가 수매하면서 시장 유통 쌀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쌀 부족으로 지난해 겨울부터 오르기 시작한 값은 생산 농민들에게는 혜택이 전혀 돌아가지 않았다. 대다수의 농민들이 쌀값이 오르기 전인 지난해 가을 농협이나 정미소 등에 출하를 마쳤기 때문이다. 반면 쌀을 가진 업체는 매입가 대비 30%이상으로 오른 덕을 톡톡히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부안농협은 지난 12일 17년 산 벼 출하 조합원에게 kg당 50원의 추가금을 지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2013~2018년간 월별 쌀값 변동표 (자료제공:통계청, 그래픽:독립신문 디자인팀)

18년 산 신곡이 나와도 쌀값이 고공 행진하는 것은 내년도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목표가격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 농민은 지난해 쌀값이 오른 이유는 “정부가 변동직불금 지급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 188,000원인 목표가격에 맞추기 위한 것으로 본다”며 “2018년 생산분부터 적용될 새로운 목표가격이 지금보다 높게 결정된다면 내년 쌀값도 오를 것으로 판단해 출하를 당분간 늦추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실제 16년도 1조 4900억 원이던 변동직불금이 17년도에는 5392억 원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앞으로 계속 줄여나가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어 주장에 힘이 실린다. 또한 작년과 같이 쌀값 상승 이익을 업체만 가져가게 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들어있다.
개인들에게 농지를 임차한 대다수의 임차농에게 쌀값 상승은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가격이 오른 만큼 지불할 임차료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거기에 그해 생산량이 떨어지고 생산비가 가중되면 고스란히 자신의 손해로 돌아온다.
이유는 다르지만 농지은행에 농지를 장기 임대한 지주들에게도 쌀값 상승은 반갑지 않다. 안정적으로 임대료를 받을 수 있지만 정해진 금액만 받을 수 있어 쌀값이 오르면 상대적으로 임대료를 적게 받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한 임차농은 “할잇대를 통상 11월에 줘왔는데 작년 같은 경우 가격이 내릴 줄 알고 12월까지 기다렸다가 줘 80kg 한 가마당 3,000원정도 손해 봤다”며 “임대료를 덜 주면 지주가 더 달라고 해 더 주긴 했어도 많이 줬다고 다시 돌려 달라고는 못하겠다. 쌀값이 오르락내리락 하면 피해는 임차농이 진다”고 말했다.
변동직불금이 안 나오고 임차료가 올라간다는 주장에도 쌀값 상승은 대다수의 농민들이 바라던 것이다. 물가는 올라도 쌀값은 떨어지거나 그대로 였기 때문이다.
부안군 지역 올해 추곡 수매가는 kg당 1550원선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점 처져 17만 원선의 쌀값이 유지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매년 8000톤에서 1만 톤 가량 수매해 온 부안농협 RPC의 신귀식 장장은 “대체적으로 예년과 큰 차이는 없으나 폭염 등 일기 탓으로 작년보다 3~5%가량 소출이 줄었고 수율도 1~2% 감소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신동진 벼는 1,425원, 일반 벼는 1,375원을 우선 지급하고 12월 중 추가 정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추가금 포함 1500~1600원 정도 지급될 것”이라는 의견을 비췄다. 더불어 백산의 모 정미소는 1,550원, 계화 모 업체는 1575원 등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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