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전통혼례로 진짜 한국 며느리 돼”

축제위원장 “공동체 복원에 마을 축제가 최고”

지난 9월 14일 부안읍 효동마을에서 최근 보기 힘든 전통혼례가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이번 혼례는 효동마을에서 주최한 ‘전통혼례 및 효문화체험축제’라는 마을축제를 통해 열렸다.

혼례의 주인공은 하서에 사는 조성래, 폰타니 부부와 부안읍 연곡리에 사는 이재을, 레이티렌풍멤 부부로서 다문화가정을 꾸려가고 있는 신혼부부다.

경제 형편 등으로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지역주민들의 추천으로 이번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축제장에 들른 권익현 부안군수를 비롯한 이한순 군의장, 관내 기관장, 지역주민 등 600여 명은 자연스럽게 혼례의 하객이 돼 두 부부의 혼례를 축복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주민은 “군수, 의장, 군의원, 무슨 무슨 사장을 다 불러다 놓고 결혼식을 치르는 것이 흔한 일이냐”며 “높은 양반들이 축하해줘서 탈 없이 잘 살 것이다”라고 축하와 함께 부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혼례는 전통혼례 식순으로 진행됐고 화동 역할을 한 부안 또래유치원 28명의 어린이와 부안여중, 부안남초등학교 등 관내 학생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마쳤다.

두 신부는 “멀리 타국에서 와 외롭고 힘들지만 이번 전통혼례로 한국을 알아가는 큰 힘이 됐다”라는 소감을 남기고 첫날밤을 보내기 위해 변산대명리조트로 향했다.

이틀간 펼쳐진 이번 행사의 둘째 날은 효문화체험 중심으로 치러졌다.

이날 체험은 부안향교 김영학 전교가 진행하는 전통 차례상 차리는 법과 차례 예절법, 가훈 쓰기등과 함께 무형 문화제 30호인 김정락 선생님의 제사와 차례 지내는 법, 인사예절법을 배우는 시간도 열렸다.

문화 체험 이외에도 떡메치기, 제기차기, 투호 등 고유의 전통문화놀이 체험에도 많은 어린이들이 몰렸다.

떡메치기 체험을 마친 한 학생은 “떡메가 무겁고 잘못 칠까봐 두려웠는데 제대로 쳐냈다”라고 뿌듯해 하며 “변산, 격포 등 먼데 말고 읍내 가까이에 이런 마을축제가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번 축제를 이끈 김용화 효동마을 축제 제전위원장은 “각 마을마다 가지고 있는 특색 있는 전통문화가 하나둘 없어지는 것이 안타깝고 고령화에 따라 어른을 공경하는 효 사상 전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번 축제을 계획했다”며 “아름다운 전통문화와 효와 같은 한민족의 생각이 계승 반전되고 마을공동체가 살아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행사는 군청 공모사업에 선정돼 자부담 명목으로 모아둔 마을 돈이 조금만 들어가 가능했지 돈이 많이 들어가면 계속할 수 없게 된다”며 “큰 행사도 중요하지만 공동체 형성을 위해서라도 마을단위 소규모 축제에 보조와 지원사업을 늘리는 등 행정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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