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초 짧은 장마가 끝나자마자 거의 두 달간 무더운 폭염의 나날을 보냈다. 온몸이 끈적거리고 기온이 높아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밤에는 열대야 현상까지 발생해 잠을 푹 자기도 어려웠다. 전기요금 누진세를 부과 받을 까봐 냉방기도 쉽게 틀지 못했다. 부안을 찾아 피서를 보내는 관광객도 급격히 줄었다. 해수욕장 마다 피서객이 줄어들어 상가들은 경제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무더위에 하루하루를 살아내기가 힘들 정도였다.
올해 여름철 무더위는 1994년 이래 최고 높은 기온을 기록한 해가 될 것이라고 한다. 내가 보기엔 인류 역사상 최고로 무더운 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무더위 속에 밭작물들은 시들어 가고, 숲속의 나무들은 화상을 입은 잎들을 떨어뜨리고 있다. 벌써 낙엽이 지고 있는 것이다. 바다 수온이 올라가 어류들이 먼 바다로 나가버려 어업도 되지 않았다. 꽃게 등 몇몇 수산물을 잡지 못하게 하는 금어기라서 어민들도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부안지역은 다른 대도시 지역과 달리 열을 발산하는 대규모 인공시설이 적어서 상대적으로 무덥지 않았다고 본다. 하지만 밭작물이 타들어가고 바다에 사는 어류가 급격히 줄어들어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또한 두통, 호흡곤란, 열사병 등 온열환자가 늘어나고 건강상에 피해를 받는 사람들도 있다. 이같이 폭염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부안군은 이를 시행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중앙 부처가 전국의 상황을 파악해 긴급 대책을 만들어 시행하는 것처럼 부안군 차원에서도 상황을 파악해 긴급 대책을 세워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그런데 중앙 정부는 물론 지방정부는 더욱 더 부실한 상황이다. 중앙 정부가 폭염도 재난의 하나로 선정했듯이 지방 정부가 이를 엄밀히 분석해 대응책을 수립하고 피해 저감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편 이 같은 폭염은 기후변화와 깊은 관계가 있다. 결국 기후변화를 저감시키는 일이 나서지 않는다면 매년 여름철 폭염으로 인해 재산 및 인명피해가 급증할 것이다. 전 세계인 모두 적극 나서서 기후변화 저감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부안군민들도 적극 이행에 나서야 함은 물론이다. 작은 실천도 가능하다. 집집마다 화분에 식물을 심어 마당이나 지붕에 내놓자.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은 베란다에 화분을 내놓아도 좋다. 도로변 가로수를 더 많이 심자. 건축물에 문제가 없다면 벽면 녹화도 좋겠다. 그리고 자가용 승용차인 경우, 단순 출퇴근용으로 사용한다면 시내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자. 주민들이 시내버스를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하려면, 버스공영제를 실시해야 하고 부안군민에게는 승차비를 무료로 하자. 그리고 읍내 주차장의 경우, 아스팔트나 시멘트로 포장하지 말고 구멍이 군데군데 뚫린 보도블록형으로 바꾸자. 구멍에는 잔디 등 식물이 살 수 있도록 하자. 그리고 태양광 발전용 집열판을 분산으로 설치하자. 즉 산림을 훼손하고 저수지에 설치하는 등 대규모로 집단화 하는 방식이 아니라, 주차장, 마당, 지붕에 분산형으로 설치하면 생태계 훼손도 덜 하고 토지 사용도 줄일 수 있다. 이는 전기도 직접 생산해 경제적 부담도 줄이고, 그 집열판의 밑은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어 물품 보관창고나 작물을 기를 수도 있다. 특히 도시공원을 보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몰제가 시행되는 2020년 7월 이전에 도시공원 내 사유지를 매입하여 녹지공원화 해야 한다. 집단 수거지내 열섬 현상도 줄이고 인근 사람들에게 편안한 휴식지로도 제공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 등 기후변화 물질을 저감시키기 위해서도 적극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개인들도 솔선수범해서 노력해야 하고, 행정도 이를 적극 지원하고 뒷받침을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농업개발센터에서 식물을 키워 각 가정에 분양해 주는 것도 좋겠다. 분산형 태양광발전은 부안군청에서 적극 나서서 자체예산과 중앙 정부예산을 확보해 지원하고, 필요하다면 기업을 직접 소개해 주고 고장 수리도 알선해 주는 역할도 할 필요가 있다. 개인 사기업이 이 같은 일을 진행하게 하더라도 행정기관이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서 부실시공이나 사후관리가 철저히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개인 사업자의 거짓과 부실관리로 인해 주민들이 피해를 보게 되면 꼭 필요한 일들이 주민들로부터 아예 외면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안군은 동부지역을 빼고는 모두 바다를 끼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조금씩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고, 향후 해수면 상승이 급격히 이루어질 수 있다. 해수면이 상승하면 해안침식이 강화되고 바닷가 주변 농작물이 염분 피해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해안침식을 예방하고 염해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곳에 따라 바닷가 갯벌과 해안사구를 복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새만금 방조제의 배수갑문을 상시로 개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뙤약볕에 의해 새만금호의 수온이 높아지고 바닥에 쌓인 오염된 퇴적물, 그리고 오염된 물을 바다로 배출함에 따라 방조제 외측의 바다를 오염시키고 해양생물의 서식지를 파괴함은 물론 해양생물을 멀리 쫓아 버리는 일이 될 것이다. 따라서 방조제 배수갑문을 통해 해수유통이 계속 이루어져야 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받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너무 늦었다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지금이라도 기후변화 저감을 위해 이행계획을 적극적으로 새우고, 경제적 피해와 건강상의 피해를 최소화 하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 기후변화가 우리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음을 올바로 인식하기를 바란다. 올해 여름철 무더위를 겪으면서도 깨닫지 못한다면 모두 공멸이 될 것이다. 먼 미래가 아니라 우리 당대에 말이다.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