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착해 현장 확인 결과, 일반 흙과 다른 토사 나와
시공사 측 “유용토로 규정에 문제없다” 입장 밝혀
채취한 시료 적합성 여부에 따라 향방 달라질 듯
감사팀, “문제가 되면 고발·행정조치 하겠다” 밝혀

지난 8월 초에 불거진 ‘언독 하수관로 정비사업’ 부실공사 의혹과 관련해 권익현 군수가 철저한 조사를 지시한 가운데 부안군 감사팀이 토목직 인력 1명을 충원해 지난 10일 현장조사를 벌였다. 이사업은 지난 2016년 6월에 착공해 올해 10월 준공 예정이며, 총 사업비는 91억5000여만 원이다.
이번 현장조사는 공사 일부구간 도로침하 원인이 공사 과정에서 나온 갯벌로 땅을 메웠기 때문이라는 민원이 제기되면서 확인 차 이루어졌다.
이 민원인은 “(공사현장에서) 양질의 토사가 나온 게 아니라 뻘(갯벌)이 나와서 옆에 야적해놨다가 나중에 관로 시공하고 나서 되메우기를 할 때 다시 그 뻘을 재사용하게 돼 도로가 침하 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장조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4시간 가까이 진행됐으며, 부안군 감사계를 비롯한 실무담당 부서, 시공사와 감리단 관계자, 대한건설품질연구원 등이 참석해 문제의 구간을 CCTV 조사와 터파기를 하며 현장 검증에 나섰다.
현장조사는 부실공사 의혹이 제기된 500미터 가운데 일부 구간에서만 확인이 이루어졌다. 먼저 CCTV 조사가 이루어졌으며, 관로가 기준치 이하로 내려앉았는지 하수관 내부를 통해 확인했다. 이어 하수관로 공사 현장 3곳을 가로 2미터×세로 6미터 크기의 직사각형을 깊이 2미터 깊이로 굴착해 갯벌이 사용됐는지를 확인하고 시료를 채취했다. CCTV 조사 결과는 하수관로가 기준치 이하로 내려앉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터파기를 한 3곳 가운데 일부에서 육안으로 보기에 일반 흙과 다른 갯벌과 유사한 색깔의 흙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부안군 관계자는 “실시설계 용역 때 공사현장 여러 군데 토질 시험을 해서 90%이상 다짐률이 나왔기 때문에 공사현장을 되메우기 하는 과정에서 이 유용토를 사용했고 문제가 없다”면서 “도로도 침하되지 않았고, 인력으로 임시포장을 했기 때문에 울퉁불퉁하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채취한 시료 검사 결과가 적합성이 떨어지는 토질로 다짐률이 90%미만으로 나온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당초 설계가 잘못됐다는 얘기로 설계변경과 함께 재공사를 해야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번에 채취한 시료에 대한 정확한 성분 등의 검사는 20일 정도가 소요된다.
이찬재 대한건설품질연구원은 “현장에서 채취한 시료는 KS규정에 명시돼 있는 절차에 의해 약 20일간 시험을 실시한 뒤 결과 값을 통보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논란이 된 ‘시트파일’이 실제 설계보다 훨씬 적게 사용됐지만 청구된 양은 그대로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부안군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안군 관계자는 “‘시트파일’ 부분은 정산을 할 것”이라면서 “시트파일 전체가 일률적으로 박은 게 아니라 암반이라든가 수로관, 암거 등 이런 것들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빼놓고 한데가 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 부분들은 데이터가 있고, 그 데이터에 의해서 정산을 하려고 계획을 잡고 있었다”며 “공사가 최종적으로 끝나면 정산에 들어간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결국 이번 하수관로 정비사업 부실공사 의혹은 공사현장에서 채취한 시료에 대한 다짐률에 문제가 없다면 설계가 제대로 이루어졌고 공사 또한 원칙대로 이루어진 것으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대의 결과가 나온다면 설계변경 등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한편 부안군 감사계는 현장 검증 뒤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고발할 수 있는 사항이면 고발을 하고, 행정조치만 가능하다면 그대로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혀 토질시험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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