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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선택은 누구의 몫이어야 하는가
  • 김현영 전주대 간호학과 교수
  • 승인 2018.07.1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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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과 고등학교에서 1학기 기말고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자기소개서 시즌’으로 돌입하였다. 대학 졸업생들은 취업을 위해 수십 장의 자기소개서를 쓰고, 고등학교 3학년들은 대학입시를 위해 자기소개서 ‘창작’에 골머리를 앓는 시기가 된 것이다. 그리고 대학들은 고등학교 3학년의 자기소개서를 포함한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평가를 놓고 깊은 시름을 하게 될 것이다. 학생부종합전형에 참여했던 한 사람으로서, 고등학생들의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를 보면서 들었던 수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지나간다. 가장 대표적인 생각이 ‘우리 과에 진학하기 위해 이렇게 많은 노력을 했다니, 정말 고생이 많았겠구나’라는 것과 ‘이 내용이 과연 사실일까?’였다.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을 단순히 수능성적으로만 판단하지 않고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등 다양한 요소를 통해 학생의 발전가능성, 인성, 전공적합성, 학업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대학의 신입생을 뽑기 위한 제도이다. 이 전형은 수능 성적이 다소 낮은 학생 또는 상대적으로 교육 혜택이 부족한 학생들에게도 진학 기회를 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과도한 사교육을 유발하고 부모나 교사의 능력에 따라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금수저 전형`이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여기서는 찬성 또는 비판의 입장을 떠나, 우리 고등학생들이 자신들이 선택한 대학에 진학하기를 바라는 기대를 적고자 한다.
1학년 1학기의 학생을 지도하다보면, 한 두 명은 수업에도 자주 빠지고 공부는 거의하지 않으며 놀기에 바쁜 학생들을 만나게 된다. 대학 1학년이 되면 만 19세가 넘어 성인으로 구분되기 때문에 공부하지 않고 노는 것 또한 자유의사이므로, 스스로에게 맡겨둘 일이지만 그렇게 되지를 않는다. 학생의 미래에 대한 염려 반, 당장 해야 할 성적처리에 대한 염려 반으로 상담을 하면 대부분 돌아오는 대답은 ‘취업이 잘 된다고 하여 오긴 왔는데 또는 점수에 맞추어 왔는데, 적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1학년 때는 전공과목보다는 교양과목을 주로 듣기 때문에 정말 적성에 맞지 않아서인지, 그저 노는 것이 좋아서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전공수업을 받게 되는 2학년 때에 적응을 못하겠다며 가장 재미없는 표정으로 학교를 다니는 학생을 보면 괜한 걱정을 할 때가 있다. ‘인생의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아닐까, 지금이라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가도록 조언을 해야 하는 건 아닐까’ 또는 ‘이렇게 헤매는 시간도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겠지’라며 학생은 기대하지도 않는 고민을 하는 것이다. 대학평가 항목에 재학생 충원율이 있기 때문에, 휴학과 자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적성에 맞지 않아 힘들어 하는 학생을 놓지도 못하면서 속앓이만 하는 것이다.
다시 학생부종합전형 얘기로 돌아가서, 학생생활기록부 또는 자기소개서를 읽다보면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 희망직업이 갑자기 바뀐 사례 들을 보게 된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 취업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로 부모님 또는 친지의 권유에 의해 대학과 과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해당 대학이나 과에 대해 충분히 파악하고 준비를 하지 못하여 적응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다른 과들도 마찬가지이지만 간호학과와 같이 졸업 후에 대체로 동일한 직업을 갖게 되는 경우는 대학 선택과 동시에 미래의 직업이 결정되기 때문에 특히 자신의 적성과 맞는지를 잘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
고등학교 교사들은 매년 대학입시를 앞두고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인 학교생활기록부에 부정적인 내용은 삭제, 긍정적인 내용은 보다 정확한 표현으로 바꿔달라는 부모들의 요구를 받으며, 2016년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한 해에 18만 건의 수정 요청을 받는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교사들은 자신이 파악한 학생의 특성이 아닌 입시를 위한 기록을 남기게 될 수도 있다.
결국 우리의 학생들은 현재 사회 시스템에서 고등학교에서도 대학에서도 자신의 적성을 고려한 진로를 선택을 하는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게 된다. 독일과 덴마크의 경우와 같이 학생들의 진로선택을 돕기 위해 중학교부터 직업체험을 하고, 교사들이 파악한 학생들의 특성을 바탕으로 미래와 진로를 설계해 나가는 것과는 너무 많은 차이가 존재한다.
대학이 학생 자신들의 보다 행복한 삶을 위한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대학입시를 목전에 두고 있는 고등학교 3학년에 진로를 결정하기 보다는, 저학년 때부터 목표 대학 또는 목표 학과 리스트를 만들어 보는 것이 좋겠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는 학생 자신이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무엇을 할 때에 행복한 가에 대해 시간을 두고 천천히 파악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원하는 대학, 원하는 학과에서 어떤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지, 학생들이 원하는 것과 일치하는 지도 학생 스스로 판단해보면 좋겠다. 취업이 잘 되는 또는 돈을 잘버는 과가 아닌 보다 행복한 인생을 위한 선택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 교사와 부모님은 학생이 가장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지켜보고 도움을 주는 것으로 그치고 선택을 대신해주는 일이 없기를 바래본다.

김현영 전주대 간호학과 교수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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