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가 제대로 안 돼 막혀버린 동진면 봉황 배수로. 사진/이서노 기자

주택·농경지 침수, 도로·하천 유실 잇따라
배수로 정비 소홀로 농경지 침수 피해 키워

장맛비로 전국에 호우특보가 내려진 지난 1일과 2일 부안 지역에도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주택 및 농경지 침수 등 피해가 속출했다.
전주 기상지청에 따르면 호우 경보가 내려진 지난 1일 부안 지역에는 158.5mm의 비가 내렸고, 호우주의보로 바뀐 2일에도 55mm 강수량을 기록했다. 장맛비와 함께 북상하는 태풍 ‘쁘라삐룬’으로 우려가 컸으나 진로를 바꿔 동해상으로 비켜 가면서 그나마 큰 피해를 면했다. 하지만 이틀 동안 집중된 폭우로 관내 곳곳에 피해가 발생했다.
부안군청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주택 침수 피해 9건, 농경지 침수 피해 1882ha, 도로 및 하천 유실이 15건, 시설 공사 중이던 축사 침수로 오리 1만 마리가 폐사 등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농경지 침수 피해는 벼작물이 1554ha, 콩·참깨와 기타 밭작물이 328.6ha 침수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확한 침수 피해 여부는 수일 간 생육 상태를 지켜봐야겠지만 수도작물인 벼작물에 비해 밭작물의 피해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경지 침수 피해가 가장 컸던 곳은 동진면으로 900ha가 침수됐고 그중 140ha가 밭작물이었다. 하루 동안 158.5mm 강수량을 기록할 정도로 물 폭탄이 쏟아지기도 했지만 배수로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몇 년 동안 장마 기간에 큰 비가 없었다 보니 안이한 대처가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다.
동진면 봉황마을 김재규 씨(72)는 “재작년에는 배수로 정비를 했는데 작년에 큰 비가 안 와서 그랬는지 정비를 안했다”면서 “줄나무가 봉황천 배수로에 꽉 차서 물이 흘러가지 못해 침수가 많이 됐다”고 설명했다.
보안면에서도 논작물 50ha가 침수됐다. 특히 이곳은 밀물 때 침수가 발생하면 짠물이 역류하기 때문에 주민들은 염해 피해를 우려했다.
이준섭(45. 신활마을) 씨는 “몇 년 째 수초제거 작업을 안 했다”면서 “물때에 맞춰 하루에 두 번씩 갑문을 열고 닫는데 (침수 되면) 짠물이 역류해 피해가 크다”고 걱정했다. 이 씨는 이어 “40~50미리만 내려도 지대가 낮아서 침수가 자주 일어나는 곳이다”면서 “해마다 해야 정상인데, 사고 나기 전에 해야지 이제 사고 나서 하면 뭐하냐?”고 쓴 소리를 했다.
이에 대해 농어촌공사 부안지사 관계자는 “관리 면적이 1만2천300ha 정도이다 보니 열심히 해도 부족하다”면서 “더구나 짧은 시간에 많이 오다 보니 한계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배수로가) 현대화가 안 된 곳은 수초가 많이 자라고, 현대화가 된 곳은 풀뿌리가 얇아서 깊게 자리잡지 못한 풀들이 뽑혀나가 안거부를 막아 단면을 축소 시키는 일들이 생기더라”고 답변했다.
한편, 이번 폭우 피해 복구를 위해 부안군청 및 각 기관·단체 등 인력 93명과 굴삭기 5대 양수기 2대 등이 동원됐다.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