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 인선조차 못해…군 “잘 몰라”, 이덕용 회장 “지원사업 유치 주력”

진실화해협의회(진화협)가 제안된 지 한달이 넘었지만, 구성에 아무런 진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회장직을 수락한 이덕용 애향운동본부장은 “부안발전을 위한 정부지원사업 가져오기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혀, ‘화해통합기구는 생색내기일 뿐’이라는 일각의 비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진화협은 지난달 6일 김종규 부안군수가 정부와 전북도의 부안 배려를 요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면서 처음 제기했던 부안 갈등 화해기구다. 부안군은 이어 지난달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덕용 애향운동본부장이 회장직을 수락했고, (지난달) 20일까지 군의회, 주민대표, 여성대표 등 찬반 입장을 가진 각 3명씩을 위원으로 인선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실상은 2일 현재까지 위원 인선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반핵활동을 주도했던 종교지도자·농민회·정당관계자 등과 공청회를 가진다는 계획도 전혀 실행되지 않았다.

부안군 자치행정과 관계자는 “민간협의기구이기 때문에 행정에서는 잘 모른다”며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다. 전 국책사업지원단 관계자도 “국책사업지원단이 해체된 후로는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회장직을 맡은 이덕용 애향운동본부장은 “군의회에서 김형인 전의장과 장석종 현의장, 그리고 찬반 입장 두 명씩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명단은 “아직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이 본부장은 이어 “진화협은 지역화합이라는 차원도 있지만 현 군수가 조직을 가지고 중앙정부에 부안발전사업을 요청할 계획으로 꾸린 것”이라며 “내가 회장직을 수락한 것도 부안발전 사업을 하나라도 더 끌어오자는 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진화협의 향후 일정에 대해 이 본부장은 “네 개 지역 방폐장 주민투표가 끝난 뒤에 날을 잡아 중앙부처를 방문하고 지역 설명회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반핵 관련 단체와 주민들은 진화협 불참 의사를 고수하고 있어 온전한 화해기구의 역할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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