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소음 피해 심각 “아이 ‘경기’ 일으켜” 주장
시공사 측, “주민 의견 모아지면 수용하겠다” 해명

하이안아파트 주민들이 지난 16일 인근 아파트 신축공사장에서 발생하는 소음, 분진 등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며 집회를 갖는 등 시공사 측에 대책 마련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11월 경 하이안아파트 인근에 들어서는 제일오투그란데 아파트 신축공사로 현장 주변도로가 침하되면서 하이안아파트 주민들이 불안감과 교통통행의 불편 등으로 시공사 측과 한 차례 갈등을 겪은 바 있다.
당시 시공사 측은 지층의 특성상 초기 공사단계에서 일시적으로 발생한 현상이라고 해명하고, 침하된 도로를 새로 포장하는 등 빠른 대처에 나서 한동안 주민과의 갈등은 잠잠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6월 들어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자 소음과 분진 발생으로 창문을 닫고 생활하던 주민들이 그동안 쌓여있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주민들은 아파트 신축 공사로 소음과 분진, 등하교 시간대 통행의 위험성 등 피해가 심각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소음 문제는 어린 아이들이 자다가 경기를 일으킬 정도여서 시급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더구나 다소 거리는 있지만 최근 서림고 너머에 아파트 신축 공사가 시작되면서 동일한 피해 요인이 발생해 주민들의 고통이 가중된 상황이다.
이에 하이안아파트 주민들은 이날 오전 10시 경 단지 내 놀이터에 모여 집회를 시작했다. 주민 50여 명은 현수막과 손팻말을 들고 “시끄러워서 못 살겠다. 제일건설은 보상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공사 현장사무소 앞까지 행진을 벌였다.
주민들은 공사현장 정문 앞에서 현장소장과 대면한 후 “저층에 사는 분들은 그나마 낫지만 고층은 피해가 더 심하다”, “시끄러워서 티비도 볼 수 없다”, “우울증 걸리겠다”, “하이안은 여름에도 에어컨을 안 트는데 더워도 창문을 못 연다” 등 저마다 불만을 쏟아냈다.
구체적인 제안도 나왔다. “공휴일에도 대부분 집에 사람이 있으니 공사를 쉬어 달라”, “등교시간인 여덟 시 반 이후로 공사를 해 달라”고 요구했다.
주민 앞에 선 현장소장은 “죄송하다”면서 “지금 이 자리에서 답변할 수 있는 권한이 없으니 주민 요구사항을 협의해 오면 본사에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집회를 이끈 비대위의 백지환 씨는 “그동안 제일 건설 쪽에 여러 차례 피해 상황을 말했는데 아무런 말도 듣지 못했다”면서 “오늘 집회는 우리의 뜻을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함이다”고 집회의 의미를 밝혔다.
현장 소장은 “주민들에게는 생존권이 달린 문제인데 모른 체 한다는 것은 아니다”면서 “주민들이 의견 수렴을 해오면, 무리한 요구사항이 아니라면 (본사도)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비대위 측은 지난 20일 ▲공사시간은 오전 8시 30분에서 오후 5시 30분까지로 한다 ▲토요일,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공사를 중단하다 ▲공사현장 소음 저감대책을 요구한다 ▲도로와 지반침하의 정확한 안전진단과 원상복구를 요구한다 등 4가지 주민 요구사항을 정리해 시공사 측에 전달했다. 주민들은 이 요구사항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매주 집회를 열고 강경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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