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리의 환호. 권익현 후보 내외가 부안군수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 / 이서노 기자

13개 읍면 중 9곳 이겨…부안읍에서도 741표 앞서
김상곤 4.1% 1373표, 김경민 3.1% 1063표에 그쳐
지난 4년 심판·문재인 정부 성공 원하는 민심 표출

권익현 후보가 현직인 김종규 후보를 누르고 민선 7기 부안군을 이끌게 됐다.
지난 13일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권익현 후보는 전체 유효투표수 33,754표 가운데 50.7%인 17,125표를 얻어 42.0% 14,193표를 득표한 무소속 김종규 후보를 2,932표 차로 따돌리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민주평화당 김상곤 후보는 4.1%인 1,373표를 얻어 3위에 그쳤고, 바른미래당 김경민 후보는 3.1%인 1,063표 득표에 머물렀다.
지역별로 보면 권 당선자는 부안읍에서 5,072표를 얻어 4,331표를 얻은 김 후보를 741표 차이로 8% 가까이 앞섰고, 변산면과 계화면, 백산면 등에서도 상당한 표차를 벌리며 승리를 굳혔다.

반면 김 후보는 위도면을 비롯해 동진면과 보안면, 줄포면 등 4개 면에서 우세를 보였고, 그나마 위도와 줄포를 제외하면 수십 표의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당초 선거 초반 각종 매체의 여론조사에서 10% 대의 격차를 보이던 이번 선거는 막바지에 이르러 박빙 양상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심지어 일각에선 이러다 지난 2014년처럼 김종규 후보의 막판 뒤집기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대두되기도 했었다.
그만큼 개표 전까지 결과를 예단할 수 없는 치열한 승부였던 셈인데, 개표 결과는 의외로 권 후보가 낙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선거의 특징으로 김종규 후보에 대한 지난 4년간의 심판과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민심 표출로 요약하고 있다.
우선 김 후보가 재임기간 조형물과 주차장, 조경사업 등에 몰두하면서 주민복지 확대와 경제살리기 등 정작 군민생활을 향상시키는 데 소홀했고, 이는 곧 민심 이반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군민의 실생활은 팍팍한데 ‘부래만복’이니 ‘오복’이니 구호만 앞세우는 행태에서도 유권자들은 김 후보에게서 진정성을 찾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일테면 소통·공감·동행이라는 군정 방침을 천명했으나, 실제로는 군민과 언론의 지적에 귀를 막고 일방 독주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 결정적인 패착이라는 것이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보여준 김 후보의 모습도 감표 요인으로 지적됐다.
지난 4년 재임기간에 대한 공과 과를 진솔하게 복기하며 낮은 자세로 임했어야 했는데, 선거 막판 터미널사거리에서 대대적인 유세를 벌이는 등 세몰이에 나선 것이 오히려 유권자들의 거부감을 샀다는 것이다.
또 몇 차례 토론회에서 화려한 언변으로 타 후보들을 압도했지만, 유권자들은 이미 그의 ‘말발’에 식상한 데다 상대 후보의 눌변을 조롱하는 듯한 모습 또한 반감을 불렀다는 지적이다.
특히 본지가 주최한 토론회에 아무런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불참하면서 군민들 사이에서 지역 언론을 무시하는 것은 곧 ‘군민 무시’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바람도 권 당선자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국 광역단체장과 재보궐선거 싹쓸이로 드러난 전국적 바람 앞에서 부안 역시 무풍지대로 머물 순 없었다.
면 단위 노년층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김종규 후보가 선거 내내 거론한 인물론 보다는 ‘문재인이 밀어줘야지’하는 언사가 심심찮게 들려올 정도로 바람은 거셌다.
이처럼 김종규 후보의 패인은 분명했고 이는 권익현 당선자의 승리 요인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각도를 달리해 이같은 외부 요인을 제거하고 보면, 권익현 후보 만의 승리 요인이 무엇인가에 대해 꼭 집어 낼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다시 말해 권 당선자가 선거기간 동안 뚜렷한 비젼과 리더로서의 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대로는 안 된다’ ‘바꿔야 한다’는 유권자들의 위기의식에 기대어 권 당선자가 지방정권 교체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막연한 공약을 비롯해 토론회 등에서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요컨대 앞으로 권 당선자가 이끌어 갈 민선7기는 벌써부터 대두되는 이같은 부정적 평가를 깨끗하게 불식시키는 것은 물론 군민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협치하는 민주적 리더쉽을 발현할 수 있느냐에 그 성패가 달려있다는 지적이다.
권 당선자는 당선이 확정된 직후 배포한 당선 소감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부안 건설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공약으로 제시한 4대 비전, 12대 약속 이행을 위한 프로그램을 신속히 마련해 발표하고, 경제발전 특별위원회를 군수 직속으로 설치해 일자리 마련에 곧바로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권익현 당선자는 1961년 생으로 전북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행정학과)을 수료했고 전북도의원 시절 전라북도의회 민주당 원내대표와 민주당 전북도당 대변인을 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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