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키 /부안읍



옛추억을 떠올릴 기회가 생겨 좋다. 이 사진은 내가 세 살 때 부모님과 남동생과 함께 찍은 것이다. 행복한 가정이 있어서 어린 시절은 참 즐거웠다. 당시 부모님은 두 분 다 일을 하셨는데, 엄마는 이른 아침 일하러 나가시기 전에 우리를 위해 요리를 해주셨고, 덕택에 아주 맛있는 아침식사를 할 수 있었다.

초등학교에 다니던 일곱 살 때, 나는 ‘피에스타’(스페인·라틴아메리카의 종교 축제)와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축제를 아주 좋아했다. 축제에서 춤을 추는 시간에는 빠지지 않았다. 그때 우리를 특별히 아껴줬던 선생님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춤추는 아이들 중에서도 항상 앞장서는 아이였는데, 우리 담임선생님이 말하길 내가 특별히 귀여웠다고 한다. ^*^

크리스마스가 되면 우리는 등불 행진을 벌였고 선물과 서로 준비해온 먹을거리를 교환하곤 했다. 나에게 크리스마스는 조금 다른 의미로 행복한 휴일이었다. 우리 이모와 삼촌과 대모, 대부로부터 선물을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기타를 들고 춤추며 노래하는 인형을 받았던 것이 기억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는 잔뜩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등학교 생활은 쉽지 않고,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나에게 호감을 가진 남자가 나타나 사랑한다고 속삭이기도 했다. 우리 아빠는 아주 엄격한 분이어서, 그 남자가 집을 방문할 때마다 내 옆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엄마는 그 남자가 온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크게 웃음을 터뜨리곤 했다.

나는 많은 친구들을 사귀었고, 마치 친형제자매처럼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지금도 그 친구들이 생각나고 그립다. 다시 만나고 싶지만, 내가 (이 한국이라는 나라로) 멀리 와 있어서 그들이 지금 어디에 살고 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언젠가 꼭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이제 나에게도 내 가족이 생겼다. 이 사진에 있는 어릴 적의 나와 똑닮은 8살과 6살짜리 아름다운 두 꼬마숙녀가 있어서, 나는 지금도 아주 행복하다.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