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청와대 앞 1인 시위중...새만금 어민 인터뷰

셋째날 시위 나선 은금례씨
"대통령이 주민들 사는모습 속속들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지난 24일부터 청와대 앞에서는 새만금갯벌 연안에 사는 어민들이 매일 한명씩 돌아가면서 ‘새만금 방조제 전진공사 중단하고 4공구를 터라’는 내용의 피켓을 목에 걸고 1인 시위에 나섰다.

청와대 앞을 방문한 26일 오후 3시40분께, 한 아주머니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주변에는 도와주는 계화도 어민과 환경운동가 2명이 있다. 오고가는 사람들은 많지 않고 사복경찰들이 여기저기 서서 무전기를 들고 주변을 감시하고 있다. 첫째날은 유기화씨, 둘째날은 염정우씨가 1인 시위를 하였단다.

셋째날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은금례(62세)씨와 대화를 나누었다.


사진 / 주용기 시민기자
- 이렇게 올라와 1인 시위를 하시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살기 위해서 지요. 4공구도 다시 터야 하지만, 그에 앞서 더 이상 방조제를 막지 말라는 것이지요. 막으면 계화도 사람들은 다 굶어 죽어요.

- 지금까지 새만금방조제 공사를 하면서 어떤 피해가 있었습니까.

방조제를 막으면서 생태가 죽어가고 있고, 자식 새끼들도 가르치기 힘들어지고 있어요. 돈벌이가 없으니까. 계화도 주민들은 갯벌에 빈손으로 나갔다가도 쌀을 지고 오는 것만큼 소득을 올렸어요. 지금까지도 그렇게 생활해 왔어요.

- 새만금 방조제를 막기 전과 막은 뒤의 소득 변화는 어떻습니까.

새만금 방조제 막기전에는 하루에 네시간만 일해서 여자들이 최고 많이 잡는 사람들이 10만원이상, 보통은 7~8만원 정도 벌었어요. 요즘은 잘 잡는 사람이 7~8만원, 못버는 사람은 2만원 정도 법니다.예전보다 바닷물이 덜 빠져요. 그래서 그런지 지금은 종패가 더 많이 생겨요.

- 계화도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심각해지고 있어요. 내년엔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근심이 많지요.
정부는 멍청해요. 있는 땅도 놀리면서 또 막는다고 하니 이해가 안가요. 시화호 땅도 그렇고, 영광에도 가보니 갈대만 무성하고 놀고 있는 땅이 많더라구요. 주변 사람들만 죽고 있어요. 새만금도 막아서 얼마나 활용할지 모르겠네요. 지금이라도 복구시켜야 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예전에는 막아서 절반을 농토로 만들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농토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정부가 정말 바보짓을 하고 있어요.

- 대통령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노무현 대통령이 좀 자상하게 주민들이 어떻게 사는지 속속들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과연 지금 하는 정치가 잘 하는 정치인지…. 부하들 얘기만 듣지 말고. 어떻게 하면 잘 하는 일인가 알았으면 좋겠어요.

새만금 갯벌을 그냥 놔두면 좋겠어요. 지금도 백합을 잡으러 나가면, 종패가 싸라기처럼 엄청나게 많이 생기고 있어요. 이대로만 두면 주민들이 뭐가 부럽겠어요. 부러울 것이 없어요. 저녁꺼리 없어도 바다, 갯벌에 나가면 백합을 한짐씩 가지고 나옵니다.

- 갯벌에 나가지 못하고 1인시위를 하셨는데, 보람이 있으십니까.

보람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왔지요. 이 발길이 헛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요. 정부가 재발 다시한번 정신을 올바로 차려서 어민들 살려 주었으면 합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도 아르바이트 구하기도 힘들다던데…. 갯벌, 바다를 막으면 수많은 어민들이 어디로 가겠어요? 2천명 넘는 주민들은 방조제를 막으면 모두 생계가 막막해져요. 그럴 수밖에 없어요.

- 갯벌 생명들에 대해서 한마디 해 주시지요.

갯벌 생명들도 생각하면 가엾죠. 지금까지 없어진 생명도 많아요. 걔들도 생활터전을 모두 잃으니까 살수가 없지요. 5~6년전에는 있을것 다 있었어요. 지금은 나올 것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 백합, 새우, 꽃게, 망둥어, 숭어 정도만이 나와요. 주꾸미니 배꼽이니 별것이 다 나왔어요. 많이 없어졌어요.

그는 입술이 말라 말이 나오지 않는다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시위 조직한 염정우씨
“법원 판결이 날때까지 할 것”

다음으로 1인 시위를 조직하고 있는 계화도 주민 염정우씨에게 몇마디 물었다.

- 이번에 1인 시위를 하게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23일에 올라와 오늘 4일째가 되었어요.
그동안 어민들이 열심히 갯벌을 살리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정부 방침이 내년 3월이면 방조제를 막는다고 하니까, 어민들이 점점 벼랑끝으로 몰리고 있어 이렇게 있으면 안되겠다 싶어서 청와대 1인 시위를 하게 됐어요. 12월15일까지 새만금 소송 판결이 날때까지라도 계속 할 예정이예요.

- 앞으로 어민들이 또 다른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까.

새만금 소송 재판과 핵폐기장 문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근래들어 적극적으로 하지 못했는데, 이번을 기회로 다시 기운을 모으려고 해요. 오는 29일 오후1시에 청년회를 중심으로 33바람부안축제가 열리는 새만금전시관 주변에서 집회를 열 예정입니다. 주민들을 하나로 모으는 계기가 될 거예요.

- 1인 시위를 하면서 누가 얼마나 관심을 보이던가요.

인터넷 기자들이 관심을 갖더라고요. 하지만 방송과 신문들은 관심이 없어요. 직접 찾아 다니며 관심을 호소해야 할 것 같습니다. 청와대에서는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