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독립운동의 싹 틔워...현재 3곳, 점차 확대해나갈 터

ⓒ 염기동 기자

“부안만이 희망이다. 햇님전기, 바람전기, 대안에너지 개발하여 핵망령은 몰아내고 위대한 부안군민 이땅의 주인으로 우뚝 서게 하옵소서. 부디부디 비옵나니 우리 군민 하나 될 때 햇님전기 만들고 주민자치 이뤄내 산과 들 지켜내고 일한만큼 대접받는 황금세상 활짝 열어 주십시오. 상향.”

태양력 발전으로 ‘에너지 독립선언’의 싹을 틔울 부안시민발전소 1·2·3기 준공식이 열린 지난 22일, 고사에 올리는 제문의 한 구절이다. 부안성당에서 열린 이날 준공식에는 부안 주민들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부안항쟁에 함께 했던 이들이 참석해 발전소 준공을 축하했다.

참가자들은 가수 박문옥씨의 서정적인 노래를 함께 부르고, 무대에 세워진 태양열 집열판 앞에서 고사를 지냈다. 그리고 손수 만든 두부 김치와 막걸리를 먹고, ‘도쿄핵발전소’라는 극영화를 관람하는 시간을 가졌다.

성당 안마당에 마련된 기념식 무대 한편에는 연꽃차를 담은 단지를 데우는 접시형 태양열 집광집열기가 설치돼 눈길을 끌었다. 쌀쌀한 가을바람이 불었지만, 햇빛발전으로 덮여진 듯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준공식이 마무리 됐다.

현재 부안에서 태양력 발전을 통해 전력을 생산하는 햇빛발전소가 세워진 곳은 부안성당, 원불교 부안교당, (사)생명평화마중물로 총 세 곳. “핵에너지 정책 자체를 반대하며 싸워왔던 부안군민들이 핵에너지 없이도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에너지독립운동이 조그만 결실을 맺은 것이다.

올해 초 발전소 건설 타당성 조사를 마치고 시민발전소 설립 준비모임을 꾸린데 이어 에너지관리공단으로부터 보급사업 지원대상 승인을 받으며 발전소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현재 세워진 세 곳의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연간전력량은 약 1만800kWh. 세금과 관리비용을 빼고 순수익은 연간 700여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막대한 초기자금 때문에 힘들 것이라는 우려도 불식시킬 수 있는 기대치다.

지원금 외의 모든 비용을 주민출자로 부담하는 발전소 사업은 이제 변산 공동체 등에도 뿌리를 내리고, 연차적으로 학교·병원 등 공공건물과 종교시설 등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시민발전소 이현민 소장은 “햇빛 발전을 포함해 지속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군민들의 관심을 이끌기 위해 다양한 교육과 현장답사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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