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의 미래를 여는 대토론회서 제안…새달 5일 2차 토론회

반핵진영이 대안조직을 구성하는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여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안에 대한 대응은 물론 지자체 선거를 대비하는 목적을 띨 가능성도 있다. 당장 다음달 5일에 2차 토론회가 예정돼 있어 구체적인 방향이 잡힐 것인지 주목된다.

사진/변산면주민자치연합

문규현 신부, 김인경 교무, 진원 스님, 황진형 목사 등은 지난 20일 부안성당에서 주민 8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부안의 미래를 여는 대토론회’를 열었다. 부안반핵 투쟁의 평가와 이후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 1부는 구장회 씨의 발제와 고길섶 서대석 이오순 김효중 씨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이어 열린 2부는 방청객들의 자유토론이 이어졌다.

발제를 맡은 구장회 씨는 “정치 문화 사회 등 각 부문의 발전 주역은 군민인데 방향 제시나 제도적 장치는 만들지 못하고 있다”며 “반핵운동을 발전시켜 나가려면 생명평화를 계승하자는 운동이 뒤따라야 그 정신을 살릴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을 놓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반핵투쟁이 끝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야 할 지금 이순간에는 각자의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며 “대안적인 조직을 만들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이나 토론이 절실하다”고 제안했다.

2부에서는 “전 대책위의 갑작스런 해산”과 “전 대책위 간부의 열린우리당 입당”을 놓고 설전이 벌어지는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특히 논란의 핵심이 됐던 고영조 전 대책위 대변인은 물론 이대건 반핵주민대책위원장이 참여해 관심을 끌었다.

고영조 전 대책위 대변인은 열린우리당 입당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핵폐기장 싸움은 농민회부터 자유총연맹, 한나라당부터 민주노동당까지 모두 함께 했다”며 “정치적 스펙트럼이 다양했지만 공공성만 담아내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우회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김정씨는 “고영조 씨가 자신의 정치적 행보를 위해 반핵 대책위를 해산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며 “핵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군민들을 탄압한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것은 합당화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해산된 반핵대책위를 다시 구성하자는 주장과 내년 지방자치선거에 대비해 단일 후보를 내자는 제안이 빗발쳤다. 이오순 씨는 “새로운 대안조직이 필요하다”며 “그 조직이 가까이는 내년 선거도 대비하는 등 여러 가지 일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소할머니로 알려진 장명순 씨는 “한쪽에서는 꼬리를 치고 춤을 추는데 우리는 잠만 자는 형국”이라며 “하늘에서 내려온 물도 가랑비가 모여들면 강이되고 바다가 되고 그러니 우리도 뭉치면 안 되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고영조 씨는 “군민들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으면 좋다(독자후보에 찬성한다)”며 “이를 강제해 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한편 서대석 씨를 비롯해 5명으로 구성된 토론회 준비모임은 다음달 5일 오후 2시에 부안성당에서 2차 토론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2차 토론회에서는 “구심체 역할을 할 군민적 협의기구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논의가 모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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