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경 부안상설시장 수산전 길 천정에 설치된 경관조명이 당초 계획과 달리 저화질 영상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 / 이일형 기자

HD급 고화질이라더니 화질 낮은 ‘전광판’
상인들 “눈부시고 어지럽다” 불만 속출
부안군청 “착오 있었다” 뒷수습에 ‘골머리’

부안군이 부안상설시장에 설치한 경관조명이 담당 공무원의 착오로 저화질로 설치돼 논란인 가운데 주변 상인들은 눈부심과 어지러움 등 불편을 호소하고 있어 자칫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안군은 작년 4월 경 ‘부안상설시장 현대화사업 추진계획’을 세워 1억5천만원(60% 지특, 40% 군비)의 예산을 들여 수산점과 연관된 영상물이 나오는 경관조명을 11월경 설치를 완료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6개월 늦은 지난달에야 상설시장 수산전길 천정에 30㎡(15m×1m짜리×2개소) 크기의 풀LED방식 경관조명을 설치했다. 문제는 사업 추진 초기에는 부안군청이 HD급 고화질 동영상이 나오는 경관조명을 설치하겠다며 상인들의 승인을 받았지만, 현재 설치된 것은 화질이 매우 낮은 ‘전광판’에 불과해 상인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상인회는 “HD급 동영상이 나오는 시설이라고 듣고 승인을 해줬는데 중기청에 돈 받아다가 시장에 저렇게 해 놨다”면서 “전광판이지 경관조명이라 할 수 없다”고 강하게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부안군청은 석연치 않은 태도를 보여 의혹을 사고 있다.
상인들과 논의한 고화질이 아닌 저화질이 설치된 까닭에 대해 부안군 관계자는 “상인회 쪽에서 그런 말이 나왔느냐”고 반문하며 “상인회와 얘기를 해본 후 말 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 관계자는 다음 날 “동영상이 나오는 것으로 설치하려면 20억원 정도 예산이 든다”면서 “1억5천 예산으로는 처음부터 불가능했다”며 “(설계를 의뢰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고 뒤늦게 해명했다.
또한 경관조명에서 나오는 영상 내용도 시장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재는 작동이 중단된 상태이지만 설치 후 한동안 유아들에게 인기 있는 ‘상어가족’이라는 영상이 나왔다.
이현옥 씨(60) “가끔 애들 오면 좋다고 그러는데 어른들은 쓰잘 데기 없는 곳에 돈만 쓴다”며 경관조명을 본 사람들의 반응을 전했다.
이와 함께 기존에 계획했던 수산전 동편(농협 후문)이 아닌 서편(시장 포토존)에 낮게 설치되면서 인근 상인들이 눈부심과 어지러움 등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상인 이재환 씨(54)는 “전광판이 멀리서 봐야 하는데 가까이서 보면 어지럽다. 손님들도 어지럽다고 한다. 비용도 많이 들텐데, 예산 낭비다”고 고개를 저었다.
또 다른 상인 오경영 씨(58)도 “위를 안쳐다 보는데도 한번씩 깜빡깜빡 켜지니까 눈이 피곤하다”고 눈부심에 대한 피해를 말했다.
부안군은 경관조명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LED숫자를 늘리는 방법 등 여러 업체에 자문을 구하고, 천정에서 빛이 들어와 화질이 떨어지는 요인이 있다며 3~4천만원 정도 추가 예산을 들여 빛가림막을 설치하는 방안 등 뒷수습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 일하는 A씨는 “현재 설치된 것에 LED를 추가해도 1.5배정도 화질이 좋아질 수는 있지만 HD급은 불가능하다”면서 “전부 뜯어내고 새로 설치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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