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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전통시장기획시리즈18-맛집을 소개합니다 3

“말 할 것도 없어. 사람이 좋아. 점심 때 일고야닯 명 씩 밥 먹어. 보통은 다섯 명이고. 내가 이런데 첨 봤어. 사람이 좋은 게, 편하게 해주니까 와서 밥도 먹고 그러지. 나도 여기서 일한지 14년 됐어. 넘의 집은 일 안 해. 여긴 내 집 같으니까 하지.” 나이는 죽어도 말 안 하겠다는 남윤희 씨가 엄마손반찬 가게 주인을 두고 하는 말이다. 주변 상인도 그냥 오가던 사람도 함께 앉아 밥 먹을 만큼 주인이 한없이 좋은 사람이란다.
그 말에 엄마손 반찬가게 주인 홍미나 씨(57세)가 인심 좋게 웃는다. 음식 맛은 당연하고 그 보다 중요한 사람 맛 때문에 맛집이라고 추천하는 모양이다.
“오늘은 여덟 명 같이 먹었어요. 아는 사람들이죠. 파랑리네, 제순이엄마, 앞에 삼촌, 한솔언니. 겉저리, 생김치 이런 거 만들어서 같이 먹어요. 여럿이 먹으니까 맛도 좋고, 혼자 먹는 것보다야 좋죠.”
홍미나 씨는 자신의 이름이 요즘 이름 같다며 묻지도 않았는데 선뜻 알려준다. 연속극에 나오는 미나라는 이름이 예뻐 할머니께서 지어주셨다고 한다. 또 엄마손이라는 가게 이름도 사람들이 외우기 싶고 또 엄마가 손으로 만드는 뜻이라고 함께 설명해준다. 홍미나씨는 20년 전 반찬가게를 열기 전까지 살림하며 세 딸을 키우는 평범한 주부, 엄마였다.
“보험하던 친구가 자기 힘드니까, 반찬 잘 만든 줄 알고 같이 해보자고 날이면 날마다 볶아먹는 거에요. 처음에는 조그만한 곳에서 동업을 했는데, 친구는 6개월 만에 허리병 때문에 아프다고 들어가 버렸어요. 혼자서 5년 쯤 하다가 지금 이 자리로 옮겨 왔죠.”

홍미나 씨는 김치 담그는 솜씨는 사람들이 인정해 줄 정도였지만 장사를 할 만큼 여러 가지 반찬을 입맛에 맞게 만들어 팔 정도는 아니었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가게를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저 평범한 엄마 솜씨일 뿐이었다. 그렇다고 따로 배운 것은 아닌데 반찬가게를 하다 보니 이것저것 한두 가지 늘어 어느새 젓갈도 담그게 되고 반찬 가지 수도 80여 가지 직접 만들게 됐다. 물론 떼어 오는 것도 있다고 한다. 받아 파는 것은 수입이라고 시원시원 말한다. 하지만 홍미나 씨가 직접 만드는 것은 모두 국산이라고 한다.
“웬만한 건 다 하는데, 모든 김치 종류는 어디 내놔도 자신 있어요. 비법은 육수죠. 육수멸치, 양파, 파, 무, 명태머리 말린 것 세 시간 정도 고아야 우러나서 맛있죠. 미원도 넣어야 해요. 조금 넣는 것인데도 안 들어가면 써서 못 먹어요. 설탕이랑 조금씩 다 들어가야 맛이 나요.”
정성껏 육수를 만들고 작은 양념을 타 놓아 숙성을 시킨다. 그리고 또 다른 비법은 부안 사람들 모두가 쓰는 방법인데 고노리 젓갈이다. 멸치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희고 넓적하게 생겼다.  홍미나씨도 직접 고노리 젓갈을 담그는데 그간 세월에 익어 눈짐작으로도 맛있다고 한다.
홍미나 씨의 솜씨가 깊어지고 반찬 수가 늘어나는 동안 이십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반찬 가게를 찾는 손님도 바뀌었다. 10년 전까지는 학생들이 많이 왔다고 한다. 바닷가로 피서가기 전 시장에 들러 반찬을 사갔다. 부안댐 생기기 전에는 계곡에서 사람들이 물놀이고 하고 고기도 많이 구워 먹었다. 여름 휴가철에는 부안 여기 저기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이 주로 반찬가게를 찾아왔다. 요즘은 노인 분들이나 혼자 사는 사람, 자녀들 객지로 보내고 부부만 사는 가정도 많이 찾아온다.
“한창 농번기 때는 가정에서 반찬 만드는 것이 오히려 낭비라며 사가는 경우도 많아요. 반찬 만들려면 하루 품 버리니까 일 하시는 분들도 많이 사가고. 남자 분들도 많이 사 가는데 와이프가 시킨다고 하더라구요. 엄마손에서 사오라고.”
12월에서 3월까지는 김장을 하기 때문에 손님이 적고 여름철부터 가을철까지 손님이 많다. 오늘처럼 날이 좋은 날은 농삿일 하느라 손님이 없다는데, 발길이 뜸한 한낮에도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애들 뒷바라지 다 했고 남편도 공직에 있다 정년퇴임해서 함께 쉬어도 좋은데 할 게 있어야죠. 일 돕는 사람도 있으니까, 한 번 씩 여행 다녀오고 싶으면 다녀오기도 하니까요. 한 10년은 더 장사하고 싶어요. 특별히 바라는 건 없어요. 가족 건강하고, 애들 시집 잘 가서 행복하게 사는 것. 장사는 어차피 잘 되니까. 하하.”

이일형 기자  ulisa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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