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회관-스포츠파크 잇는 도로 개설하면서
터널 공사, 부지매입 비용 등 100억원 예상
기존 도로 5분대…공사 후 2~3분 단축효과
주민들, “막대한 예산 들여 필요한가” 갸웃

부안군청이 예술회관과 스포츠파크를 연결하는 도로 개설을 위해 기본구상 및 타당성 조사 용역에 들어갔다. 추후 사업을 추진할 경우 100억원대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보여 신중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부안군청은 4월부터 10월까지 ‘예술회관~스포츠파크 연결도로 기본구상 및 타당성 조사용역(문건 이름)’을 맡겨 그 결과를 토대로 사업의 추진 여부와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 등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세운다는 구상이다.
이 문건에 따르면 도로 개설의 필요성으로 두 가지를 내세웠다. 첫째는 부안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시설물인 예술회관과 스포츠파크를 연견하는 도로를 개설해 군민 문화체육생활 편익 증진 도모이고, 두 번째는 왕가산 터널의 야간경관조명 설치를 통해 부안을 대표하는 야간 볼거리 제공으로 시내 관광 집객력 향상이었다.
문제는 두 시설을 연결하는 2.5km 구간 도로를 개설하기 위해서는 왕가산에 터널을 설치해야하기 때문에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부안군청에 따르면, 대략 100억원 정도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막대한 예산을 들인 만큼 터널을 뚫고 도로를 개설로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있느냐가 관건인데 문건의 첫 번째로 밝힌 시설 두 곳을 연결해 군민의 편익 증진을 도모하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예술회관에서 스포츠파크를 자동차로 이동할 경우 기존도로인 문정로 3.17km, 부안로 4.57km로 거리 차이가 있지만 모두 5분여 정도 시간이 걸린다. 부안군청의 구상대로 터널을 뚫고 직선 구간으로 2.5km 도로를 개설해도 2~3분여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평소 이 지역의 교통량을 감안한다면 그 효과는 미비해 보인다.
더구나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터널 공사 사업의 필요성으로 경관조명을 설치해 야간 볼거리를 조성하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어 과연 군민이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무리 사업 초기단계라지만 행정의 발상이 황당해 보이기까지 한다.
도로 개설 예정지 마을 주민들의 반응은 왕가산을 경계로 예술회관 쪽 아재마을과 스포츠파크 쪽 문화마을이 엇갈렸다.
아재마을 주민들은 도로개설을 반기는 분위기다. 송아무개 씨(아재마을)는 “오래 전부터 얘기가 나왔던 사업이다”면서 “마을 주민들은 환영하는 입장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00억원대 예산이 들어갈 것이라는 말에는 “그렇게나 예산이 많이 드나?”하고 매우 놀라는 모습이었다.
반면 문화마을 주민은 격양된 반응이다. 김아무개 씨(문화마을. 67)는 “양쪽에 도로가 있는데 새로 생겨도 별 차이가 없다”면서 “차라리 그 돈으로 없는 사람들이나 도와주면 고맙다는 소리가 듣지. 미친 짓이다”고 혀를 찼다.
진동리를 찾아온 심아무개 씨(부안읍. 40대)는 “볼거리를 어떻게 만들겠다는 건지 밑그림만으로 뭐라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요즘 예산을 낭비한다는 말도 많고, 진동리 쪽은 송전탑 문제로 시끄러운데 굳이 지금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심 씨는 이어 “터널을 뚫으면 예산도 많이 들고 환경파괴 문제도 있다”며 “차라리 그 돈으로 진동리 마을 경관이나 깨끗하게 정비했으면 좋겠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부안군청 관계자는 “실무자들 사이에서 오래전부터 구상했던 사업인데 예산 부담 때문에 그동안 추진하지 못했다”면서 “용역 결과가 나오면 정밀하게 검토할 것이다. 국비나 도비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구체적인 사업 방향이나 노선이 정해지면 주민의견 수렴 절차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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