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17%, 마늘 5% 면적 증가
농민 “9년만에 흉작, 60% 피해”
부안군, 뒤늦게사 “조사하겠다”

올해 마늘과 양파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인 가운데 관내 재배농가는 냉해 피해까지 겹치면서 소득 감소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부안군청에 따르면, 전국 양파 재배면적은 지난해 대비 17% 증가했고 마늘은 5%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하 물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다 보니 양파 조생종은 출하를 앞두고도 일부 타 지역에서는 갈아엎는 상황도 벌어질 정도로 가격 폭락에 대해 우려가 크다.
마늘 재배 면적은 양파만큼 급증하지는 않았지만 제주도, 전남, 창녕 등 남부 지역 작황이 좋아 가격 폭락을 걱정하고 있다. 양파와 마늘 모두 가격이 하락할 전망인 가운데 냉해로 인한 생산량도 크게 줄어 농가의 소득 피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가을 조사된 부안 관내 양파 재배 면적은 450ha, 마늘은 300ha 정도이다. 파종 시기에 비가 잦았던 탓에 파종이 10월까지 늦추어진데다 이후 가뭄이 지속되어 작황이 좋지 않았다. 더구나 지난 겨울 눈이 오지 않고 비가 자주 온 까닭에 얼고 녹기를 반복하면서 냉해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마늘농가 측에 따르면, 파종 시기가 늦은 품종이 60% 정도 냉해를 입었고, 전체적인 피해규모는 30% 정도에 달한다고 밝혔다.
공선회(마늘 농가 모임) 회장 류정현 씨는 “지난 농림부 좌담회에서 마늘 재배 면적이 늘었지만 냉해 피해가 있어 큰 가격 변동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었다”면서 “남부지방에서는 작황이 좋아 가격 폭락을 우려하지만 중북부 지방은 냉해 피해가 심각해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는 상반된 입장을 전했다.
백산면에서 마늘 농사를 짓는 배기수 씨는 “지난 겨울은 눈이 적고 비가 많이 와서 냉해 피해가 컸는데 9년 만에 처음 겪는 흉작이다”면서 “지금쯤이면 줄기대가 엄지손가락보다 커야 하는데 새끼손가락만 못하고 이파리도 누렇게 말라버렸다”며 냉해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양파 농사를 짓는 오균양씨(백산면)는 “양파농가도 전체적으로 60% 정도 냉해 피해를 입었다”면서 “수입물량이 많아서 4월 출하를 시작하는 조생종 품종 시세가 많이 떨어졌지만 앞으로 시세는 지켜봐야 한다”고 가격 폭락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시장 상인에 따르면, 아직 양파 가격에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파 1kg에 1천원으로 비교적 좋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고, 다만 일부 계약재배 조생종이 가격 폭락으로 갈아엎는 상황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해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지만 양파는 5월 중순은 지나봐야 정확한 가격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부안군청은 관내 마늘·양파 재배농가의 이와 같은 피해 상황을 모르고 있다가 취재 과정에서야 피해 상황을 인지하고 뒤늦게 대책을 내놓았다.
부안군청 관계자는 “평균기온 이하로 내려갔을 때 입은 피해를 재해로 보고 조사를 한다”면서 “4월 초 기온이 내려갔을 때(는 해당되기 때문에) 냉해 피해를 조사했지만 (냉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작물 피해는 늦게 심거나, 생육 시기의 가뭄이나 배수관리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면서 “피해가 심각하다면 기술센터에 의뢰해서 조사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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