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행부, 도내 공공앱 23개 중 12개 폐지 권고
도내 시군, 앱개발 보다 콘텐츠 개발에 중점
부안군청, “다양한 정보 제공, 운영하기 나름”
관련 업계, “황당한 앱…활성화 되기 어렵다”

부안군청이 군민과의 소통과 행정 홍보를 위해 부안오복톡을 개발해 운영 중인 가운데 모바일 앱의 필요성 및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부안군청이 모바일 앱 개발업체에 용역을 맡겨 지난해 말경 부안오복톡을 개발했다. 부안오복톡은 스마트폰에 설치하는 앱(application 응용프로그램)으로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용으로 각각 4천만원의 개발비용과 서버 등 장비 구축비용 5천만원을 포함해 모두 1억3천만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당초 계획은 1월 동안 테스트를 거쳐 2월 중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일부 시스템 오류로 4월부터 본격적 운영을 시작하게 됐다.
부안군청이 군민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소통 교류의 공간을 만들겠다는 취지를 밝혔지만 굳이 많은 비용을 들여 모바일 앱 개발의 필요성이 무엇인지 의문이다. 각종 신청서, 홍보 자료 등을 첨부 파일로 전송할 수 있다는 설명이지만 부안군청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충분히 가능한 점이어서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이밖에도 부안군청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사회관계망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 별도로 군정을 알리기 위해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시스템도 있다. 1억3천만원이라는 예산을 들인 모바일 앱 개발의 필요성을 군민에게 납득시키기 쉽지 않아 보인다.
더구나 각 지자체들이 무분별하게 공공앱을 개발했다가 이용자가 없어 낭패를 보고 있는 사례도 많다.
안전행정부는 지난해 12월 경 행정기관 등에서 구축·운영 중인 공공앱(8월 31일 기준) 활용도와 운영성과를 조사해 이용이 저조하거나 실효성이 낮은 앱의 개선 또는 폐지를 각 지자체 및 공공기관에 권고했다. 도내 각 시군이 운영중인 공공앱은 모두 23개로 이 중 4개만 유지 권고를 받았고, 7개는 개선, 12개는 폐지라는 낙제점을 받았다. 폐지 권고를 받은 12개 공공앱의 이용자 수를 보면 많게는 392명, 적게는 5명이었고 평균 118명에 불과해 이용자 수가 매우 저조한 상태였다. 도내 시군이 운영하는 공공앱이 이러한 실정이라면 굳이 많은 예산을 들여 개발한 부안오복톡도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가 커 보인다.
또한 앱 개발 방식과 비용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도내 공공앱 대부분은 부안오복톡과 달리 ‘웹방식’ 개발로 적은 비용을 택했다. 여러 시군에 문의해 본 결과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기존 SNS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공공앱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웹방식은 비교적 개발이 간단해 비용도 1000~2000만원 정도였고, 대신 콘텐츠 개발에 비중을 두고 더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부안오복톡은 타 시군이 운영하는 ‘웹방식’과 달리 톡 기반 ‘앱방식’으로 여론조사, 신변안전, 의료정보, 조직도 등을 통합 제공할 할 수 있고, 부안군청이 자체 운영하는 앱이다 보니 다양한 정보를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그 만큼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모바일 앱 전문 개발자인 A씨는 “카톡이나 페북이라든지 기존 SNS를 활용하는 형태로 가야지 자체적으로 DB를 모아서 뭘 해보겠다는 생각인데, 최근에 본 앱 중에서 제일 황당하다”면서 “대부분(의 지자체는) 앱 개발이 아닌 콘텐츠 개발에 애를 쓰고 있다”며 “스템프투어(앱)처럼 단순한 모델도 안 되는데 (부안오복톡은) 활성화가 불가능한 방식이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A씨는 이어 개발비용에 대해서도 “전통적으로 개발자가 정하기 나름이기 때문에 비용에 대해서는 노코멘트 하겠다”면서도 “냉정하게 얘기하면 그냥 있는 것 다 모아놓고 SNS 껍데기 씌워놓은 것 밖에 없는데, 제대로 된 디자이너 하나 없는 것 같다. 이런 식으로 만들면 다른 (업체도) 일을 못하게 만드는 (업계의) 적이다”고 부안오복톡을 혹평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부안군청 관계자는 “다른 곳이 실적이 안 좋다고 시도도 안 해보는 것도 문제인 것 같다”면서 “최소한 이장님들만 잘 활용해서 소통이 잘 되면 그 정도만 되어도 좋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앱 개발업체 선정에 대해 “디자인 부분은 아쉬움 있다”면서 “조달청을 통해 공개경쟁으로 모집했고 제가 알기로는 앱개발 특허도 가진 전문업체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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