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보조금 지원해도 운전 종사자 처우는 악화
미적립 퇴직금만 10억원 넘어…4대 보험도 체납
공영제 선두 신안군 “버스, 공영제로 가는 게 맞다”

부안 농어촌버스를 공영제로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농어촌버스 운영업체들이 부안군으로부터 수십억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으면서도 퇴직금이 제때 지급이 안 되는가 하면 심지어 4대보험 체납액이 2억원이 넘어 종사자들이 대출을 받고 싶어도 못 받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퇴직금은 수년째 밀려 10억원이 훨씬 넘고, 계약직 운전직종사자들은 계속 증가하는 등 고용불안까지 야기되고 있다.
여기에 일부 버스 운전기사들의 불친절 때문에 주민들이 피해를 겪으면서 서비스 질 향상과 주민들의 교통편익 등을 위해 공영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노령인구가 많은 지역은 농어촌버스가 수익사업이 아닌 공공재 성격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이익을 추구하는 사업체가 아닌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게 시대적 흐름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공영제는 농어촌버스 운영관리를 지차제에서 하는 것으로, 종사자들의 고용안정과 서비스의 질 향상, 교통편익 등이 장점이다. 반면 초기 예산이 뒤따라야 하는 단점은 있다.
지난 2007년 처음 버스공영제를 도입해 시범운영하고 단계적으로 대상지역을 확대해 2013년에 완전 공영제를 이루어낸 전남 신안군은 이용객 수가 세배 넘게 늘었다.
신안군은 공영제를 시행하면서 버스 노선을 32개에서 40개로 늘리고, 65세 이상에 대해서는 버스 이용요금을 무료로 전환했다. 이후 버스 이용객 수가 연간 20만명에서 65만명으로 증가했다. 이용객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버스 이용이 편리해지고, 서비스의 질이 향상됐다는 반증이다.
신안군청 관계자는 “전국 적으로 버스 공영제를 시행하려고 하는 곳이 많이 있다. 전라남도의 경우에도 4곳에서 공영제를 위해서 용역도 했지만 업체와 협의가 안 돼 공영제 시행이 안 됐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농어촌버스는 수익사업이 아닌 교통 편익 서비스로 봐야 한다”며 “업체와 협의만 된다면 공영제를 시행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신안군은 현재 인구는 4만4000명으로 농어촌버스 운영에 23억원이 소요된다. 부안군의 인구가 6만6000여명이고, 올해부터 지원되는 보조금이 40여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신안군과 비교해 볼 때 이 금액으로도 공영제 시행은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신안군 관계자도 부안의 경우 40억원이면 공영제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안군 버스 노선은 신안군 보다 21개 많은 61개 노선이 운영되고 있다.
버스 공영제는 실제로 농어촌버스를 운행하는 운전자들이 더 많이 요구하고 있다. 고용안정과 임금체불이 없는 점, 이용객들의 서비스 질 향상 등이 그 이유다.  
운전자 A씨는 “부안군에서 매년 보조금을 지원하는데 돈을 어디에 쓰는지 퇴직금도 제대로 안주고 고발을 해야 주고 있다”면서 “계약직들은 상여금을 못 받거나 불합리한 처우를 당해도 퇴사 당할까봐 제대로 말도 못하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도 한 버스회사에서 1년 넘게 국민건강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아 운전직 종사자들이 난리가 났다”며 “공영제를 시행하면 운전자들도 안정된 직장을 가질 수 있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친절도도 더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운전직 종사자들이 공영제를 요구하는 이유는 또 있다. 일부 대형버스를 소형버스를 도입해 변산면 운산리 등과 같이 버스 정류장과 수키로미터 떨어진 곳에도 운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부안군은 공영제에 대해서는 깊게 고민하고 있지 않다. 업체와의 협의 문제도 있는데다 버스 구입 등 막대한 군 예산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부안군 관계자는 “(공영제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버스 구입과 차고지 마련 등 초기비용만 70억원이 소요된다”며 “또 노선 증가 등 공영제가 시행된다고 해도 운영관리비 등 추가로 예산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현재 군의 재정여건상 바로 (공영제를) 시행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중앙부처의 도움을 받지 않고서는 현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차후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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