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맛이 썩 좋지 않은 일본말

지난호 신문에서 ‘부락’이라는 말을 보았습니다.

‘…전남 함평에서 이주해 오면서 큰 부락을 이루었다.’
‘부안에서 농촌진흥 갱생부락 두 곳 중…’

‘부락’(部落)이라는 말이 어디서 온 것일까? 말맛이 썩 좋지 않아 혹시나 하고 이런저런 자료를 찾아보니 일본에서 쓰는 말이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천민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네 동네’를 부락이라고 합니다. 일제시대에 일본인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사는 마을을 부락이라는 이름으로 낮춰 불렀는데 그것이 관형용어처럼 굳어져서 쭉 쓰이게 된 것이지요. 지금은 ‘부락’이란 말이 자취를 감추었고 대신 그 자리에 ‘마을’이라는 우리말이 들어섰습니다. 반갑고 다행스런 일이지요.

제가 어렸을 적 살던 마을도 양촌부락이었습니다. 물론 둘레에는 참 재미나고 예쁜 마을 이름도 많았습니다. 둠벙실, 용지뜸, 건지매, 솔고개, 새암골, 진득이, 오리실 처럼 말이지요. 이런 이름들은 마을 속 특징을 살려서 지은 이름인데 참 정겹고 보기 좋습니다.

지난호 ‘우리말 바로쓰기’를 읽고서 어떤 분이 전화를 주셨습니다. ‘대폿집’이라고 써 놨던데 그 말의 유래가 무엇이냐고요.

알아보았더니 대포(大鮑)란 본래 한 되들이 큰 술잔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합니다. 소주나 양주같이 독한 술은 한 잔이라는 말이 어울리지만 막걸리는 한 사발, 한 대포라는 말이 어울리고 또 많이 쓰였습니다.

요즈음은 대폿술을 파는 대폿집도 거의 사라지고 없지만 대폿집이라고 하면 보통 막걸리를 파는 집을 가리키는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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