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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혁명의 다음 걸음은 개헌이다
  • 고대경 부안녹색당
  • 승인 2018.03.2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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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 산하에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이하 자문특위)가 구성되어 약 한 달간의 의견수렴 및 숙의과정을 거쳐 개헌 초안을 확정하였고, 3월 13일 대통령에게 전달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3월 20일부터 사흘에 걸쳐 개헌안의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고 26일 대통령 개헌안을 발의한다고 예고했다.
우선 자문특위에서 작성한 개헌안 초안의 내용을 살펴보자.
우선 헌법 전문에는 4ㆍ19혁명과 함께 부마항쟁과 5ㆍ18민주화운동, 6ㆍ10항쟁의 민주이념을 명시했다. 하지만 촛불시민혁명은 현재 진행 중이라는 측면에서 포함시키지 않았다.
기본권에 대한 부분에서는, 국가의 범위를 넘어 보편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천부인권적 성격의 기본권에 대하여는 그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확대하였고, 직업의 자유, 재산권 보장, 교육권, 일할 권리와 사회보장권 등 사회권적 성격이 강한 권리와 자유권 중 국민경제와 국가안보와 관련된 권리에 대하여는 그 주체를 ‘국민’으로 한정하였다. 일제와 군사독재시대 사용자의 관점에서 만들어진 ‘근로’라는 용어를 ‘노동’으로 수정하였고, 국가에게 ‘동일가치 노동에 대한 동일수준의 임금’ 지급 노력 의무를 부과하였다. 또한 생명권과 안전권을 신설하였고, 국가의 성별·장애 등 차별개선노력 의무를 신설하였으며, 사회안전망 구축 및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강화하였다. 직접민주주의의 강화를 위해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제를 명시하였고, 국민이 직접 법률안을 발의할 수 있도록 하는 국민발안제를 신설하였다.
'지방분권·국민주권'과 관련한 사항 중 주목할 부분은 개헌안에 수도조항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다만 헌법에 직접 수도를 명시하지는 않고 수도를 법률로 정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에 수도조항을 신설하는 것은 관습헌법에 발목 잡혀 무산된 '행정수도 구상'을 재추진할 길이 열리는 것을 의미한다. 지방분권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자치재정권·자치입법권을 확대하기 위한 조항이 신설됐다. 또 국회의원 선거제도와 관련해 투표자의 의사에 비례하는 방식으로 국회가 구성돼야 한다는 원칙이 반영됐다. 이는 여야 모두 주장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기 위한 헌법적 근거가 될 수 있는 조항이다. 또한 농민단체의 지속적인 요구가 반영되어, ‘농업의 공익적 기능’이라는 문구가 초안에 명시됐다.
정부 형태(권력구조)로는 '대통령 4년 연임제'가 제안됐다. 정부 형태 변경과 함께 자문특위는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기 위한 다수의 조항을 개헌안에 반영했다. 아울러 국회의원 선거의 비례성을 보장한다는 전제하에 행정부의 권한을 국회로 분산시키는 방안이 제시됐다. 자문특위는 예산 법률주의 도입, 정부 법률안 제출권 폐지, 상시국회 도입, 국회의 예산심사 자율성 확대, 조약에 대한 비준동의권 확대, 국회의 헌법기관 구성 추천권 확대 등을 논의했으며 복수의 자문안을 제출했다.
대통령 개헌안은 자문특위의 초안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핵심적인 내용은 크게 변하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녹색당의 관점에서 보면 다음과 같은 아쉬움도 있다. 환경단체들이 주장해온 ‘자연권’이 거부당했고, 실질적인 성평등 실현과 여성 대표성 강화를 위한 국가 의무를 수용하지 않았으며, 차별을 적극적으로 시정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차별금지 사유의 확대도 명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기본권의 확대와 직접민주주의의 강화, 지방분권 강화 등 시대적 요구가 많이 반영된 개헌안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야당에서는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는 것 자체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저항하고 있지만, 촛불혁명을 일궈낸 국민 다수가 개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지난 대선 때의 주장을 보면 정치권도 이번 지방선거 때 개헌을 같이 하자는 게 중론이었다. 20대 국회도 개헌특위를 구성하였으나 1년 3개월 간 별다른 진전이 없었고, 현재는 거의 논의가 중단된 상태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에 계속 개헌 논의를 촉구하였고, 국회에서 합의하여 개헌안을 발의하면 대통령 개헌안을 철회할 수도 있다고 하였다. 문 대통령의 개헌 발의 추진은 정체돼 있던 논의에 돌파구를 여는 면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다. 문 대통령은 26일 발의를 한다고 했고, 그러면 공은 국회로 넘어간다. 국회에서는 이제 각 당이 당론을 정해서 협상에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지금부터라도 국회 내에서 진지한 협상이 시작되어야 하며, 밀실담합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국민이 바라는 국회나 정치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고대경 부안녹색당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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