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에는 50년 가까이 가게를 지켜온 터줏대감도 많다. 나이를 물어보면 70대를 훌쩍 넘었다는 말에 놀랄 때가 많다. 시장 일이 고될 법한데도 세월이 비껴간 얼굴이다. 시장의 활기때문인가 보다.
젊은(?) 터줏대감들이 일러준 젊고 어린 상인이 운영하는 가게를 찾았다.
첫 번째, 주차장에서 건너오다 보면 시장 서쪽 모퉁이에 ‘떡사랑 떡전문점’이 있다. 시장 상인 중에는 가장 어린 유서현 씨(35) 내외가 운영하는 떡집이다. 남편 김현옥 씨(43)는 쉬러 들어가고 아내 유서현 씨가 가게 청소를 한다.
“떡집은 새벽일이잖아요. 남편은 서너 시에 나와서 준비하니까요. 시골이라 여섯 시에 관광버스 타고 놀러 가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때 떡이 나오려면, 세 시간 정도 걸리니까요. 새벽에 남편이 나와서 준비하죠.”

“이집이 떡을 참 잘해. 소비자가 한번 먹어보면 아는데 쌀을 속이지 않아. 수입쌀 안 쓰고 시골 농사지은 벼로 정직하게 해. 애기엄마가 애 키우면서 얼마나 부지런한지 몰라.” 김은덕 씨(56.행안면)는 떡사랑에 찰밥을 맡기러 왔다. 찹쌀이 5kg인데 20인분은 족히 된다. 집에서도 먹고, 등산 갈 때 친구들이랑 먹을 요량이란다.
유씨는 “손님들이 먹어 보면 우리 집은 달지 않다고 해요. 시골 어르신들은 단 걸 좋아하시니 달게 하는 것도 있구요. 남편 고집인데 국산 쌀만 써요. 행안면에 착한농부들이라는 정미소가 있는데 직접 농사 지은 쌀이고, 주문하면 그날 바로 도정해서 가져와요. 아, 콩하고 견과류는 수입이에요.”
가게 한켠에 쌀가마니가 쌓여 있고 푸드뱅킹 기부 증서도 보인다. 물어 보니 그날 만든 떡만 판매하는데 남은 떡은 요양원이나 저소득층을 돕는 푸드뱅킹에 보내는데 푸드뱅킹 기부증서가 있다.
일회용기에 포장되어 있는 떡 가격은 모두 2천원이다. 제편(제사용)만 5천원이다. 요즘 주문이 많은 시기다. 결혼식도 많고, 관광객이나 농사 짓는 분들이 새참으로도 많이 찾는다. 보통 가족이 함께하거나 동원되어 한다. 물량이 많을 때는 시누가 넷인데 나와서 도와준다.
두 번째 집은 ‘시장안카페’이다.
테이블이 네 개인 작은 카페지만 아기자기하면서 분위기가 좋다. 점심시간에 손님 세 팀이 차를 마시고 있다.

상인회 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카페인데 3년 됐다. 조합 이사 중 가장 젊은 까닭에 민현정 씨(37)가 맡게 됐다. 처음에는 아르바이트생에게 맡겼는데 워낙 커피값이 저렴하다 보니, 인건비가 감당이 안 되어 민현정 씨가 1년 반 전부터 혼자 하고 있다.
“외지에서 주로 오시는데 관광객들이 많이 찾으세요. 보통 아메리카노를 많이 드시고 여름에는 팥빙수나 오디를 주로 드세요. 부안 분들도 오시는데 주로 어르신들이 많이 찾아오세요. 카페라떼를 좋아하시는데 시럽 많이 넣어서 드시죠.”

카페를 찾은 이규섭 씨(69.줄포면)가 마침 카페라떼를 주문했다. “일단 분위기가 좋고, 카페라떼가 2천원이면 굉장히 싼 거요. 다른 곳에 가면 4천5백원 받기도 하는데, 맛도 좋고. 시장 안에서 친구들이랑 순대국밥이나 머릿고기에 막걸리를 먹고 커피 마시러 와요. 마지막 코스지.”
시장안카페는 시장 휴일(수산점은 격주로 화요일에 쉰다)인 매달 1일이나, 셋째주 일요일을 쉬고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30분까지 영업한다.
가격은 커피나 차 종류는 2천원, 3천원이고, 오디 같은 주스류는 3천원, 팥빙수는 4천원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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