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지역 청소년과 함께하는 문화발전소 열린다

15일 부안문화원에서 열린 글쓰기 강좌.

“백일장에서 상을 타는 법을 알고 있나요?”

강좌에 참석한 학생들이 귀를 쫑긋 세운다. 각종 백일장에 참가했던 경험이 있던 학생들이라 더 그렇다. 질문을 던진 박태건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무작정 자리에 앉아 글을 쓴다고 좋은 글이 나오는 것이 아니죠. 생각이 넘치고 더 이상 차지 않을 때, 그 때 글을 써야 해요.”

그만큼의 준비와 절실함이 마음에 넘쳐흘러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1km 이하 의 자기 주변에서 소재 찾기’를 권한다. 그리고 ‘깊은 산 속 옹달샘’을 예로 들며 어떻게 소재를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 글을 만들어 내는 지 구체적인 설명을 이어간다.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법한 ‘문학강좌’가 생생한 경험과 사례를 들어 진행되니, 선생님의 권유로 그냥 참가했다던 학생들도 사뭇 진지한 분위기다. 직접 글을 써보는 시간이 되자 펜이 사각거리는 소리만 조용하다.

왼쪽)이강희 시인 "시인이란 광부가 금을 캐듯 보이지 않는 사물의 심장을 찾아 그 박동소리를 캐내는 것입니다." 오른쪽)박태건 시인 "생각이 넘치고 더 이상 차지 않을 때, 그 때 글을 써야 해요.”
지난 15일 부안문화원에서 ‘나를 치유하는 글쓰기’를 주제로 열린 강좌의 풍경이다.

다음달 5일까지 매주 토요일 열리는 ‘농어촌 청소년을 위한 찾아가는 문화발전소’ 프로그램은 글쓰기에 이어 연극을 활용한 글쓰기, 시와 국악의 어울림 한마당 등 문학과 여타 문화장르를 연결한 통합적 글쓰기 교육이 이어질 전망이다.

행사를 준비한 단체는 안도현, 정도상 시인 등이 주축으로 구성돼 있는 ‘지리산을 사랑하는 작가들’ 모임이다. 모임의 회원이자 이번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김형미 시인은 “문학인, 국악인 등이 강좌와 공연을 통해 문화활동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농어촌 청소년들과 만나면서 문화향유의 기회를 넓히고자 문화발전소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올해 부안 청소년을 대상으로 열리는 행사는 그 첫 번째 시도인 셈이다.

첫날인 15일 부안문화원에서 열린 강좌는 좁은 공간을 고려해 학생수를 한정해 열렸지만, 호응이 좋아 22일부터는 부안교육청 강당으로 장소를 옮겨서 치러질 예정이다. 강사는 첫날 유강희, 박태건 시인 외에도 안도현, 공선옥, 복효근, 송준호, 최기우 등 지역의 내로라하는 작가들이 맡아 부안을 찾을 예정이다. (참가문의 011-9449-7822 김형미)

주어진 시제에 맞춰 글을 쓰고 있는 학생들.


문화발전소 프로그램
10월 22일(토)
오후 2시 : 나를 찾는 글쓰기-자아분석 및 글쓰기 실제 /송준호 작가
오후 3시 : 창의력을 키우는 글쓰기-생활에서 찾는 글쓰기 소재 /복효근 시인

10월 29일(토)
오후 2시 : 글쓰기 활용의 실재 1-연극을 통한 통합적 글쓰기 /최기우 작가
오후 3시 : 글쓰기 활용의 실재 2-연극을 통한 통합적 글쓰기 /김형미 시인

11월 5일 (토)
오후 2시~5시 : 청소년 백일장
오후 3시 : 작가의 경험을 중심으로 한 글쓰기의 시작과 과정 /안도현 시인
오후 5~7시 : 시와 국악의 어울림 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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