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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이사람-열여덟의 꿈 “나의 목소리를 내겠다”
   
▲ 유관순횃불상 수상자 신유진 (부안여고 2)

“유관순 횃불상은 2002년부터 전국 고1 여학생을 대상으로 주기 시작했어요. 충남도청의 예산으로 상과 워크숍을 마련했고, 충남에서 자란 유관순 열사의 정신을 생각해보라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애국심이나 유관순 열사의 정신을 이어받은 학생을 준다고 하는데 그것도 맞지만 제 생각에는 자기가 속하는 곳에서 베풀 줄 알고 열심히 살아왔나?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어서 유관순의 큰 꿈을 이룰만한가를 보고 상을 주는 것 같아요.”
부안여고 신유진 학생이 17회 수상자로 결정된 유관순횃불상에 대해 직접 소개한 말이다.
일제에 저항하다 순국한 유관순 열사의 나이 열여덟 살. 유관순상위원회는 전국의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 열여덟 명을 1차 서류 심사로 선발해 학생들이 열여덟 살이 된 지난 2월 말경 ‘유관순횃불상 워크숍’을 진행했다. 워크숍 일정 동안 심사위원들이 유관순 열사에 대한 특강, 토론, 글쓰기, 연극 공연, 독립기념관 참관 등 학생들의 다양한 활동을 평가해 최종 수상자를 결정했다.
신유진 학생은 1차 서류심사를 준비하가 위해 잡다한(?) 것까지 모두 써 냈다고 한다. 글쓰기· 논술 대회 수상, 효실천 활동, 한·일 환경포럼, 부안독립신문 학생기자, 해외어학연수, 장학증서, 영재교육 수료증, 영어 말하기 경시대회, 적정기술 발명대회……. 그동안 새로운 것을 배우고, 도전해 보는 것이 좋아 이것저것 쌓은 경험들이 수상에 밑거름이 되었다.
신유진 학생은 처음에 긴장을 많이 했다고 한다. 자신도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하지만 워크숍에서 만난 동갑내기 친구들 또한 마찬가지. 전국에서 뽑힌 학생들이니 모두 쟁쟁한 실력들이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긴장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상은 못 받겠구나 싶었어요. 친구들도 보니까 상 받고 싶고 긴장하는 것도 똑같더라구요. 함께 활동을 하면서 상 받아야겠다는 마음 보다 이왕 온 김에 친구들과 재밌게 놀고 가자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마음을 비웠더니 상을 받게 된 것 같아요.”
그래도 워크숍에서는 최선을 다했다. 워크숍 중에 연극활동이 있었는데, 과거 유관순 열사와 이를 본받아 살아가는 현재의 유관순 이야기가 교차하는 내용이었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신유진 학생의 능력을 알아본 친구들이 추천도 했고, 본인 또한 해보고 싶어 과거의 유관순 역을 맡았다고 한다. 이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신유진 학생은 확신했다. 솔직하고, 진지한 모습을 친구도 심사위원도 높이 평가한 모양이다.
열여덟 살 여고생 열여덟 명이 모였으니 어땠을까? 깨알 같은 장난이나 아이돌 이야기를 언뜻 떠올렸지만 워크숍 모든 일과가 점수로 매겨지다 보니 긴장 되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밥 먹을 때도 남기면 점수 깍일까 봐 억지로 다 먹었다”고 당시의 살벌한(?) 분위기를 귀뜸한다.
그래도 일과 후에는 친구들과 진로나 꿈, 고민,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재밌는 시간도 있었다고 한다. 전국에서 온 친구들에게 듣는 각양각색의 생활이나 생각들이 새롭고 반가웠던가 보다. 연락을 주고받는 친구도 사귀었다며 방긋 웃는다.
신유진 학생은 자신이 수상자로써 자격이 있느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자신 있게 대답한다.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라는 확신이 있는 목소리다.
“제 입으로 말하기는 그렇지만 예의바르게 잘 자라지 않았나. 하하. 이런 성격 때문에 친구들이 좀 재수 없다고 하지만, 저는 괜찮은 사람인 것 같아요. 어릴 때 우유부단하고 이리저리 휩쓸렸는데 언제부터였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주관을 갖고 살아야겠다 다짐했어요. 일부러 저를 사랑하려고 노력했던 때가 있었구요. 사소한 것에서부터 누군가의 선택에 의지하기 보다 제가 혼자서 선택하려고 했어요. 워크숍에서 유관순 열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자신의 저항으로 결국 가족, 동네 사람들이 죽임을 당해 어쩌면 원망도 받았을 텐데 그래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자기 목소리를 냈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꿈 많은 나이 열여덟 살답게 많은 꿈들을 얘기한다. 인권 변호사, 기자, 필름카메라 사기, 졸업 전 자기만의 책 만들기, 글쓰기, 제 3세계 구호 활동, 경제 연구원…….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 신유진 학생만의 목소리가 또렷이 들려올 것으로 기대된다.
제17회 유관순상 및 유관순횃불상 시상식은 오는 4월 10일 오후 2시에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다. 이날 신유진 학생은 자신의 수상 소식을 ‘셀프취재’ 하기로 약속했다. 그간 부안독립신문사의 학생기자로서 소홀했던 점을 꼭 만회하겠다는 각오다.

이일형 기자  ulisa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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