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레드 디 수자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날이 환장하게 푸르다. 그리고 살갗에 찬 기운이 묻어난다. 가을이 깊어지고 있음이리라. 어떤 시인은 가을날의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자살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했던가.

대상을 바라보는 세계관의 차이일까. 나는 이런 날일수록 더욱 격정적으로 살고 싶어진다. 지극히 이기적이다 할 만큼 오직 나만을 위해, 열정으로 영혼과 육체를 불태우면서.

그리고‘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매 순간 절박함을 가지고 싶다. 내 곁에 다가와 있는 나무, 하늘, 물방울, 사상, 이념, 하다못해 돌멩이 같은 존재들에게도 절박해야 한다고.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일하고,‘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노래하면서 내 안에 내재되어 있는 가장 깊고 짙은 것을 꺼내어 살아 있어야 한다고.

따지고 보면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들의 노예가 되어 있는가. 딱히 돈이나 명예, 권력이 아니더라도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속박하는 평범한 일상에 대해서마저 너무 안일해져 있는 건 아닌지.

‘이렇게 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내세워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삶과 정신적으로 자유로워지는 것을 거부하고 있는 건 아닌지. 처음 보는 하늘빛인 것처럼 이번 가을엔 저 높은 곳을 눈부셔하며 올려다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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