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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개혁을 향한 겨우 한 걸음, 문재인 케어는 성공해야 한다.
  • 김현영 전주대학교 간호학과 김현영 교수
  • 승인 2018.01.0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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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이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를 위한 의료개편 내용을 직접 발표하였고, 우리는 이것을 ‘문재인 케어’로 부르고 있다. 문재인 케어의 주요 내용은 미용 및 성형을 제외한 3,800여개 비급여 항목을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건강보험 적용, 대학병원 특진제도 폐지, 간병비의 건강보험 적용, 소득 하위 30% 저소득층의 본인부담금 상한액을 연 100만원 이하로 인하, 소득 하위 50% 이내인 환자의 경우 최대 2,000만원까지 의료비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증치매환자의 본인부담률을 10퍼센트로 인하하고 15세 이하 입원진료비의 본인부담률을 5퍼센트로 인하하는 것은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 예정이다. 이 중 가장 대표적이면서 논란이 많은 부분이 비급여의 건강보험 적용이다.

문재인 케어는 대통령 후보 시절에 제시했던 의료의 공공성 회복을 위한 공약에 근거하여 국민들의 의료비 감소를 위한 방안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실현된다면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분명하다. 하지만 여러 당사자들의 이해득실에 따라 반대 의견들이 지속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병원이나 의사단체 등 의료공급자 측은 의료수가가 낮은 상황에서 비급여까지 사라지면 병원 문을 닫아야 한다고 아우성이고, 보수언론은 건강보험 재정이 파탄난다며 반대하고 있다.

간단히 말하면 비급여는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치료 비용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전국민건강보험제도에 따라 국민들이 매달 납부한 건강보험료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관리하다가 국민들이 의료를 이용할 경우 보험급여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비 중에는 건강보험의 적용 대상이 되지 않아서 비용의 100% 전액을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항목이 있는데, 이를 비급여라고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비급여 항목으로는 MRI와 초음파 일부, 고액 약제비, 1인실이나 2인실의 상급병실료, 간병비, 신기술을 적용한 수술료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비급여 진료비가 상당히 비싸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건강보험료 외에도 한 가구당 평균 월 24만~28만원씩 실손보험과 같은 민간 의료보험비를 추가로 내왔던 것이다. 만약 각 가구별로 민간 의료보험료와 동일한 금액을 건강보험에 낸다면 국민에게 돌아올 혜택은 더 커질 수 있는데, 전국민건강보험은 영업비용을 제외하고 가입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95%이고 민간보험은 70%에 머물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급여항목이 확대되면, 상대적으로 혜택이 적은 민간보험에 가입할 이유가 없어지므로 국민 입장에서 문재인 케어는 손들고 환영할 만한 것이다.

비급여의 급여화를 가장 반대하는 이해당사자는 수익 감소를 우려하는 병원과 의사 단체이다. 문재인 케어에 반대하는 의사들은 전국의사결의대회를 열고 문재인 케어를 강행하면 의사총파업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하였다. 의사와 병원들이 극심하게 반대하는 이유는 낮은 의료수가로 인해 손실이 커지게 되고 가격 평준화에 따라 환자들이 대형병원으로 쏠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생각된다. 우선 낮은 의료수가는 전면적으로 개편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건강보험료 급여 항목에 포함되는 의료수가가 원가 이하로 유지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연구기관에 따라 의료수가의 원가보전율이 78%~83%로 나타나 의료기관 들이 손해를 보면서 진료행위를 한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병원은 이러한 손해를 메꾸기 위해 돈이 되는 비급여 항목을 창출하는 악순환이 이어져 온 것이다. 그러므로 병원에서 모든 비급여를 급여로 전환하게 되면 더 큰 손해를 예상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재인 대통령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의료수가 적정화가 동반되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으며, 보다 구체적이며 현실적인 방안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대형병원 쏠림현상으로 인해 지방의 병원이나 개인의원은 폐업의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우려는 그 근거를 명확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3년에 4대 중증질환에 대한 보험 적용을 확대했을 때에 지방환자가 서울로, 종합병원에서 대학병원으로 갈 확률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하며 똑같은 우려를 제기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우려했던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정부 또한 의료전달체계 개편과 일차의료 강화를 통해 대형병원 쏠림현상을 방지하겠다고 밝힌 바가 있다.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니라 실제적인 대안을 찾아나갈 필요가 있다.

보수언론은 문재인 케어가 시행되면 도덕적 해이에 빠진 환자들이 건강보험 재정을 낭비할 것이라 주장한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 들은 건강보험 재정을 낭비할 주체는 환자가 아니라 의료기기 기업과 제약 기업들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전 정부에서 보건의료를 수익 창출의 수단으로 이용할 의도가 지속되어 왔으며, 문재인 정부도 4차 산업혁명의 주요 산업으로 의료계를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격의료나 정밀의료에 필요한 의료기기를 제대로 된 평가없이 일단 시장에 출시시킨 다음 예비급여를 적용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3~5년 간 건강보험 재정으로 의료기기 업체들의 임상시험을 도와주는 결과가 된다. 성공하는 경우에 수익은 기업이 가져가고, 실패하는 경우에는 비용을 건강보험이 지원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 문재인 케어로 인한 이익이 기업에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명확히 해야 국민들도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다.

문재인 케어는 그동안 산적해있던 의료계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시작일 뿐이다. 의료개혁의 첫 단추를 잘 꿰어 바람직한 의료제도를 정착하기 위해서는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민들은 건강권을 확보하고 중증 질환에 걸렸을 때에 가계가 파탄나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게 된다면 건강보험료가 상승하더라도 적극 지지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 민간 의료보험제도의 개편 등을 통해 실제 부담하는 보험료는 감소할 가능성이 커지게 될 것이다. 의사와 병원은 돈벌이를 위해 불필요한 과잉진료를 하고 국민의 건강권보다는 돈을 추구한다는 오해를 불식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 문재인 케어를 무조건 반대할 것이 아니라 올바른 해법을 찾는데 적극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정부는 전문인 그리고 국민들과 지속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상시기구를 만들어서 이해당사자들이 적극 협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남은 과제들에 대한 청사진 제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김현영 전주대학교 간호학과 김현영 교수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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