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자에게 책임 전가

입주한지 채 1년도 안된 부안봉덕 주공 2차 아파트에 하자가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봉덕주공 2차 143세대에 걸쳐 화장실 문에 곰팡이가 발생하고 장석에 녹이 생기는 하자가 발생했다. 봉덕주공 2차 총 480세대 가운데 1/3에 해당하는 수치다. 접수하지 않은 세대까지 합하면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붕덕주공 2차 203동에 거주하는 이아무개씨는 “화장실 문에 곰팡이가 발생했는데 여러 세대에서 공통적으로 문제가 발생한 사실을 알고 하자라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또한 이씨는 “관리사무소를 방문했는데 관리소장이 사용자의 잘못이니 시트지를 붙이거나 곰팡이 제거제를 구입해서 사용하라”고 했다고 말해 관리사무소측이 입주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려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입주 주민의 민원이 제기되자 주공아파트 2차 관리사무소는 ‘입주자 부주의’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엘리베이터에 부착했다. 이에 대해 주공 2차 김상목 관리소장은 “엘리베이터 안내문은 홍보차원에서 했으며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주택공사 전북지부 관계자는 “봉덕주공 2차 민원 내용을 듣고 현장 확인도 했다”고 말하며 “곰팡이는 습하면 생길 수 있는 부분이다. 입주자가 곰팡이 관리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곰팡이가 심한 30세대는 교체하고 그 외의 세대는 시트지를 입히고 곰팡이 제거제 등을 이용해 처리 할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재, 보수업체와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주공 전북지사의 일부 교체 보수에 대해 주공 2단지 202동에 거주하는 김기철씨는 “주공측의 처리방침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며 한번 곰팡이가 생기면 약품처리를 하더라도 추가로 발생할 소지가 많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의 하자가 발생한 전 세대의 문을 교체하라는 요구에 대해 주공측은 “추후에도 곰팡이 등 하자가 발생하면 하자보증기간(1년)이 지나더라도 무상으로 보수 할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도 주민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구두로만 말할 것이 아니라 문서로 증빙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 주공측은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자 발생 원인에 대해 납품업체 동흥기업 관계자는 “화장실 문 하부에 PVC재질을 붙이는 접착 지점에 습기가 들어갔다”고 말해 접착 상태 불량을 인정했다. 또한 그는 “시공업체에서 문틀에 맞게끔 문짝 하부를 깎을 때 잘못한 측면도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제작 후 주공의 검수를 다 받았다”고 말해 하자 발생 원인이 납품·시공업체는 물론이고 최종적으로 검수를 소홀히 한 주공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지적했다.
현재 진행되는 하자보수와 관련해 동흥기업 관계자는 “일부는 교체하고 나머지는 방지책으로 곰팡이 제거제를 이미 보냈으며 교체 비용도 부담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하자가 발생한 모든 세대 교체에 대해서는 비용문제 때문에 주공측과 협의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 주민이 9월 10일 쯤 주택공사 전북지사에 민원을 제기했을 때 “그렇지 않아도 화장실 문 하자 민원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져 주공측은 하자발생 사실을 한 달 전에 이미 파악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자 발생 후 신속한 대책마련과 향후 하자 보수에 대한 책임 있는 답변을 하지 않는 주공측은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영주 기자 leekey@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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