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계서당 뒤편. 왼쪽 대청마루의 문 하나가 떨어진 채 방치되어 있다.

반계 유물 구입, 수차례 학술대회 …정작 유적지는 홀대

부안군이 올해 반계 유형원의 생애와 업적을 조명하기 위해 관련 유물 구입과 수차례 학술 대회 등을 열었지만 정작 반계선생 유적지(일명 반계서당)는 관리·감독이 소홀하다는 비판이다.
부안군은 올해 ‘반계 유형원 관련 유물구입’ 공고, ‘반계유형원과 초기 실학’ 등 네 차례의 학술 대회를 열어 실학의 선구자인 반계 선생의 생애와 업적을 조명하기 위해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하지만 보안면에 위치한 반계서당은 부실한 관리로 홀대받고 있어 행정당국이 본질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3일 반계서당은 포장도로 곳곳의 균열과 건물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었다. 담당 부서는 이를 모르고 있었고 그동안 관리를 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반계서당을 오르는 포장도로는 3년 전에 시공했지만 벌써 상당 부분 금이 가고 일부 심각한 곳은 시멘트 덩어리가 들떠 있거나 덩어리들이 떨어져 나가 있었다. 이번 겨울을 지나면 땅이 얼었다 녹는 과정에 도로가 유실될 우려도 커 보였다.
또한 반계 서당 내부는 문짝 하나가 떨어져 내실에 세워둔 채 방치되어 있었고 바닥은 먼지가 수북하게 쌓여 관리의 손길이 오랫동안 닿지 않았음을 짐작하게 했다.
부안군은 반계서당의 관리 소홀에 대해 민간단체에서 잘 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행정에서 나설 필요성을 못 느꼈다는 무책임한 답변을 내놓았다.
부안군 관계자는 포장도로의 균열에 대해 “최근 땅속 배관을 통해 전기시설을 하면서 포클레인 작업이 원인인 것 같다”며 “공사 업체 측에 복구 요구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뒤이어 “그동안 가요가 나왔던 음향 시설은 끈 상태이고 반계 선생에 대한 안내 음성으로 대체할 계획이다”면서 추가적으로 “빔을 설치해 반계선생의 생애, 업적을 안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최근 반계서당을 다녀왔다는 김아무개(부안읍, 50대)씨는 “반계서당에 어울리지 않는 노래가 나와 실망했다”면서 “(반계서당에) 인위적으로 무언가를 만들기보다 확 트인 경치와 맑은 바람 소리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밝혔다.
우리 지역의 문화와 역사 연구에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유력인사는 “문화재를 관리하시는 분들이 학습해야 된다. 그분들 자체가 공부 안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음악 틀고 이럴 게 아니라, 식견이 없으면 전문가의 의견을 들었으면 좋겠다”고 행정에 당부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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