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적재불량·소음·분진 등 주민 피해 호소
주민 40여명 도로점거…방수제 공사 일시 중단

지난 14일 하서 양지마을 앞 도로에서 순찰차가 출동한 가운데 덤프트럭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 / 이일형 기자

지난 10일 하서면 양지마을 주민들이 도로점거 시위를 벌였다. 새만금 내 방수제 공사로 오가는 덤프트럭의 분진·소음 등으로 그동안 피해를 겪어왔던 주민들이 운행중단을 요구하며 강경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지난 7월 말부터 진행된 새만금 내 6공구 방수제 공사로 양지마을, 평지마을 등 등룡리 다섯개 마을의 주민들은 석재를 운반하는 덤프트럭의 소음·분진으로 피해를 겪어왔다. 이에 따라 주민 대표들은 해당 업체를 찾아 항의했고 주민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약속 받으면서 갈등은 조기에 해결되는 듯했다.
실제로 극동건설은 주민 요구를 수용해 덤프트럭 운행시간을 다섯 시 반에서 여섯시 반으로 늦추고 운행 대수도 50대에서 25대로 줄였다. 또한 덤프트럭의 운전자들도 과속을 자제했다.
주민들의 불만이 다시 불거지기 시작한 것은 업체 측이 꼼수를 부리면서였다. 덤프트럭 수십대가 양지마을 인근 장신초등학교에서 대기했다가 여섯시 반이 되면 일제히 출발했다. 소음은 그전과 다를 바가 없을 뿐더러 덤프트럭이 줄지어 운행하다보니 교통사고 위험성은 더욱 높아졌다. 또한, 운행 대수도 어느 순간 다시 늘어났다.
양지마을은 주택들이 도로에 길게 늘어서 있다 보니 등룡리 마을 중 주민 피해가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따라서 업체 측이 꼼수를 부리며 약속을 지키지 않자 양지마을 주민들이 도로점거 등 강경한 대응에 나섯 것이다.
지난 10일 오전 9시 경 양지마을 주민 40여명은 마을회관 앞 도로에 의자를 놓고 앉아 덤프트럭의 운행을 막았다. 이날 시위는 세 시간 가량 이어지다가 극동건설 측에서 차량 운행을 중단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양지마을 이장 이병욱씨는 “주민들이 덤프트럭이 지나갈 때마다 집안이 울려 불안해 한다”며  그동안 주민들의 고통을 호소하면서 “오래된 주택이지만 최근 들어 마을 담벽 곳곳에 금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경찰서에 과속 단속을 요청해도 허사”라며 “그 (단속할) 때만 규정속도로 운행할 뿐 덤프트럭의 과속은 끊이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한 덤프트럭 운행과정에서 발생하는 먼지 피해도 심각했다.
공사현장에서 묻혀온 뻘 먼지가 도로 주변에 쌓이면서 올해 식목일에 심었던 철쭉이 모두 고사했다. 도로 주변의 배추 등 밭작물이나 집안 곳곳에도 뻘 먼지가 뒤덮혀 있었다.
양지마을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박영자(80)씨는 “곶감 300개를 널었는데 먼지 때문에 모두 버렸다”며 “샤시는 이틀에 한번 물청소해야지 안 그러면 염분 때문에 부식된다”고 집안 곳곳에 쌓인 먼지를 내보였다.
현재 주민들의 입장은 대표단을 꾸려 업체 측에 주민의 요구사항을 전달한 후 합의된 내용을 문서로 작성해 약속을 철저히 지키도록 압박하겠다는 방침이다.
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 공사현장 김경진 소장은 “한 달이면 방수제 공사도 끝나니 조금만 양해해 달라”면서 “양지마을 주민들과는 관계기관의 협조를 받아 원만하게 해결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