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림고 인문계 4학급 신설, 부안여고 4학급으로 감축
한 학급 20~24명…내달 26일부터 28일까지 원서접수
학교 간 신입생 모집 유치를 위한 물밑 경쟁 치열할 듯

내년도 여자고등학교에 입학을 희망하는 부안군 관내 학생들에게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졌다. 그동안 부안은 60년 넘게 사립인 부안여자고등학교가 유일해 여고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에게는 선택의 기회가 없었다. 이제 2018학년도부터는 공립인 가칭 서림고등학교(부안여자상업고등학교)에 인문계반이 신설되면서 입학생들은 자신이 요구하는 바와 맞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서림고에 인문계반이 생기면서 학생들에게는 선택의 기회가 주어졌지만 반면 학교는 고민에 빠졌다. 특히 부안여고는 당초 2018학년도 신입 1학년 학급 수를 7개 반을 모집할 예정이었지만, 전북교육청의 징계로 학급수가 4개로 감축되면서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매년 학생 수는 줄어들고 있는데, 학급 수 감축과 경쟁 학교까지 생겼기 때문이다.
학급수 감축은 지원금 축소로 이어져 학교 재정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학교가 존폐의 기로에 설수 있는 문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지난 2일에는 부안여고 졸업생들까지 나서서 ‘학급 수 감축 등은 냉정하게 판단해줬으면 좋겠다’며 ‘부안여고가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전북교육청에서 갖기도 했지만 전북도교육청의 결정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서림고도 지난달 23일 학부모·학생을 위한 설명회를 갖고 학교 알리기에 나섰다. 이날 서림고 관계자는 교과별 프로그램 운영계획과 진로진학 중점형 혁신학교 운영, 학생 참여중심수업 문화정착, 원어민 강사 상주, 최신시설의 쾌적한 기숙사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학교를 홍보했다.
결국 2018학년도 여학교 신입생 모집은 서림고와 부안여고 각각 4개 학급으로 갈라지면서 신입생 모집을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도 고등학교에 입학할 여학생수는 180명인데 타 지역 학교(20~30%)와 백산고, 제일고 등에 진학하는 학생들을 제외하면 실제 입학생수는 100~120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선택권이 생기면서 학부모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자녀의 고교 입학을 앞둔 학부모 이태윤씨는 “교육청에서도 서림고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하고, 또 혁신학교로 지정돼 교과 과정이 기존학교에 비해 차별성이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 “아이들에게도 선택의 폭이 넓고 여고와는 다른 과정이 있어 좋은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씨는 “서림고의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부안여고도 자극을 받아 길게 봤을 때 아이들에게 더 좋은 효과가 나올 것 같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반면 다른 학부모 A씨는 “부안여고를 보내자니 문제를 일으킨 학교라서 마음에 걸리고, 서림고에 보내자니 학교 환경적인 부분 걱정이 된다”면서 “내년이면 서림고 주변에 아파트 공사가 이루어질 텐데 아이들이 제대로 공부할 수 있을지 걱정이 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서림고에서 훌륭한 선생님을 많이 초빙한다고 해도 이번이 인문계반 첫 운영이라 점도 우려된다”며 “시간이 남은만큼 좀 더 생각해 보겠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한편, 서림은 부안의 옛 지명으로 공모를 거쳐 서림고등학교로 교명이 결정됐으며 현재 교명 변경 승인을 요청한 상태다. 2층은 상업계반과 실습실이 갖춰지고, 3층은 인문계반 4학급 교실이 마련될 예정이다. 현재 내부 공사를 위한 설계 중에 있으며, 12월29일 이후 방학기간에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기숙사 신축은 내년 3~4월경 공사에 들어가 9월경 공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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