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차 바람 일으키려···차문화지도사 등 교육과정도

옥화차 한 잔 기울이니 겨드랑이에서 바람이 일고 / 몸 가벼워 이미 맑은 곳에 올랐네. / 밝은 달은 촛불이며 벗이 되었고 / 흰 구름은 방석이며 병풍이 되었네. / 대나무 소리와 솔바람은 시원도 하여 / 맑은 기운이 뼈와 가슴 속에 스미네. (초의선사의 ‘동다송’ 일부)
초의선사가 단 한 잔에 달을 벗으로 삼고 구름으로 방석으로 소환한 신묘한 물건은 다름 아닌 차였다.
이처럼 좋은 차를 널리 알리고 부안에서 차의 바람을 일으켜보고 싶다는 뜻을 담아 ‘부풍오감차문화원(원장 조인숙)’이 지난 21일 행안면에 문을 열었다.
부안 차의 역사는 삼국시대부터 시작된다. 이규보는 남행월일기에서 개암사 뒷산에 자리한 원효방이 원효와 사포성인이 차를 마시던 곳이라고 기록했고, 세종지리지는 부안 차가 조선시대 토공물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또 허균은 도문대작(屠門大嚼)에서 부안에서 나는 작설차가 우수하다고 칭찬했고, 1756년경 지어진 부풍향차보(扶風香茶譜)에는 부안 현감으로 온 이운해가 7가지 혼합 향차를 만들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는 혼합차에 대한 최초의 기록이다.
부풍오감차문화원은 이처럼 깊은 역사를 가진 부안 차가 명성을 잃어가는 것이 안타까워 앞으로 전통 차문화 발전 방안을 연구하고 보급하는 일을 비롯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우선 차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을 통해 차문화지도사, 차명상지도사, 세계차품평지도사 등 자격증 과정 교육을 마련하고, 학생들의 차문화체험 프로그램과 전라도에 산재되어 있는 차문화를 정리해 지역의 문화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힘을 보탤 계획이다. 또 티하우스를 운영해 늘 차문화를 접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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