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장기간 보존 하려면 튼튼한 재질 사용해야”
업체 관계자, “재질은 문제없어…파손, 고의성 짙다”

멀쩡했을 때의 물방울 조형물

부안군이 지난해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까지 들여 조형물을 설치하면서 예산낭비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조형물 가운데, 불과 1년여 만에 일부가 파손되면서 재료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설치 장소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부안군은 자투리 땅을 활용해 주민들의 휴식과 생태 공간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부안읍 하이마트 사거리에서 목원웨딩홀 부근까지 너에게로 1, 2 소공원을 지난해 6월 조성했다. 그러면서 이곳에 나무 식재를 하고 의자를 비롯한 조형물 등을 설치했다.
그런데 이 공원에 세워진 물방울 모양의 조형물 5개가 망가져 지난 7월 말경 수리에 들어갔다. 설치 된지 1년 2개월만이다. 부안군에 따르면 (주)뮴에서 제작한 이 조형물은 개당 75만씩으로 375만원이 소요됐다. 다행히 하자보수 기간이 남아 수리비용은 무료다.
부안군은 차량 충돌로 인한 파손과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도구 등을 이용해 고의적으로 조형물에 충격을 가하면서 부서진 것으로 보고 있다.
주민들은 수십 년은 버텨야할 조형물이 이렇듯 1년여 만에 망가지자 재질 문제를 거론했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 L씨는 “1년여만에 조형물이 망가진 것은 조형물 재질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주민들의 부주의 한 면도 있겠지만, 장소 등 상황을 고려해서 튼튼한 재질로 해야 되는데 그렇지 못한 게 빨리 부서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 K씨는 “처음 조형물을 만들 때 웬만한 충격에는 버틸 수 있도록 해야 오래 유지가 된다”면서 “차량 충돌의 위험이 있거나 사람들의 손길이 많이 닿는 장소는 충격을 흡수하거나 강한 재질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조형물 설치 전 사후관리가 쉬운지, 또 보수비용은 저렴한지 등 다양한 조건을 검토한 후 조형물 시설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물방울 모양 조형물 파손 외에도 너에게로 1, 2에 설치된 우산 조형물 2개도 손잡이 부분 LED램프가 망가져 개당 20만원씩, 40만원이 교체비용으로 소요됐다.
이처럼 조형물 재질 논란과 관련해서 제작업체인 뮴 관계자는 “조형물에 사용된 재질은 GRC(시멘트 모르타르나 콘크리트에 유리섬유를 혼합해 강도를 높인 복합재료)로 기존 시멘트에 비해 강도가 훨씬 뛰어나다”며 “다른 지역에도 이 재질을 사용한 조형물이 많은데 문제되는 곳은 크게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유독 부안 쪽만 훼손 돼서 (누군가) 고의성이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러한 조형물은 부안읍내에만 해도 너에게로 1, 2를 비롯해 부안군청 앞, 읍내 거리 등 수십여 개에 이르고, 금액도 1억원을 훌쩍 넘는다. 아직은 하자보수 기간이 남아 현재는 수리비용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이후가 문제다.
실제로 물의거리에 설치된 요정 조형물도 날개가 부러진 지 수년이 지났지만 수리되지 않은 채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이서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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