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가화 /부안읍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 아이 아빠의 친구 가족들과 함께 전주 동물원에 놀러갔을 때 찍은 사진이다. 왼쪽에 있는 큰아이 현민이와 나, 오른쪽은 휘광이와 휘광이 엄마다.

휘광이 가족과 우리 가족은 나름대로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는데, 그건 아빠, 엄마, 아이 모두가 각각이 단짝친구라는 것이다. 아이 아빠의 대학시절 4총사 친구 중 한 명으로 만난 휘광이네 가족은 결혼 시기도 비슷하고, 나이가 같다는 점에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통하는 게 있었다.

게다가 당시 전주의 같은 아파트 위아래층에 살았던 터라 우리는 매일같이 서로의 집을 오가며 친분을 나눴고, 아이 아빠들 때문에 만났지만 그 자체로 소중한 친구 사이가 됐다.

그러다 반년 터울로 현민이와 휘광이가 태어나고, 아기 키우기도 함께 하다 보니 우정은 더욱 돈독해졌다. 싸울 일도 거의 없었다. 굳이 찾는다면 휘광이네 친정에서 맛깔난 고추장과 밑반찬을 가져와서 먹을 때 그댁 친정엄마의 음식솜씨가 부러웠던 정도라고 할까?

만남은 이별과 같은 레일에 있다더니 틀린 말은 아닌 모양이다. 아이들이 네 살이 됐을 무렵 휘광이 가족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고, 머지않아 우리 가족도 고향인 부안으로 내려와 살게 됐다.

모든 게 같아 보였던 두 가족은 세월이 지나면서 조금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아이들에게서 그걸 발견하게 되는데, 어렸을 때는 그렇게 서로 닮아보였던 아이들이 어느덧 초등학교 5학년이 되니, 휘광이는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차분한 성격에 학교 성적이 좋은 아이로 자랐고 현민이는 전형적인 장난꾸러기에다가 공부는 잘 못하는 대신 운동을 잘하는 아이로 자라났다.

떨어져 살게 된 뒤로 휘광이네 가족과는 예전만큼 자주 만나진 못한다. 그래도 몇 개월에 한번씩은 나들이를 함께 하며 집안의 애경사를 챙겨주고 있다. 아이들도 거리가 멀어지면 사이가 소원해지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과 달리 친하게 지내고 있어서 대견하기도 하다.

아이 아빠들의 친분으로 만났지만 가족 모두가 이제 절친한 친구 사이가 된 십 년 세월. 이 우정이 아이들에게도 쭉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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